[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0도루의 시대가 다시 열릴까.
KBO리그에 부는 야구혁명. 피치클락 및 견제구 제한은 후반기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KBO가 전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ABS(볼, 스트라이크 자동판정) 시스템은 3월23일 개막전부터 정상적으로 도입한다.
이와 함께 베이스 크기도 확대된다. KBO는 구체적인 사이즈를 밝히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는 15제곱인치 베이스에서 18제곱인치 베이스로 확대했다. 이럴 경우 1루에서 2루, 2루에서 3루의 거리가 약 10~11cm 정도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베이스간 거리는 27.431m였다. 이 거리가 약 27.3m로 보정된다는 소리인데,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짧아진 건 분명하다. 또한, 베이스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주자가 베이스 부근에서 수비수와 접전 시 세이프 될 확률도 높아졌다.
도루가 늘어나는 건 기정사실이다. 메이저리그 2022시즌 양 리그 전체 도루왕은 존 버티(마이애미 말린스)의 41도루였다. 그러나 2023시즌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73도루를 해냈다. 40도루를 넘은 선수가 7명, 50도루를 넘은 선수가 3명이었다.
KBO리그도 최근 3~40도루에서 도루왕이 가려졌다. 빅볼이 언젠가부터 대세가 되면서 도루를 자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전략적으로 뛰는 야구, 도루 시도 및 성공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시즌 KBO리그 도루왕은 39도루의 정수빈(두산 베어스)이었다. 2014년 32도루에 이어 커리어하이였다. 발 빠르고 재치 있는 주루능력을 보유했으니,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40도루를 넘어 50도루에 도전해볼 만하다. 물론 타격이 관건이다. 정수빈의 통산타율은 0.279로 준수하다.
최근 도루레이스를 가장 많이 주도했던 선수는 김혜성(25, 키움 히어로즈)과 박찬호(29, KIA 타이거즈)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타격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근래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시즌 박찬호가 30도루, 김혜성이 25도루를 했다.
두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40도루가 거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타격도 각 포지션 리그 탑클래스다. 탄력을 받으면 50도루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체력소모가 많은 포지션인 게 변수지만, 분명 도루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뷔 3년만에 처음으로 풀타임에 도전하는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의 도루 레이스도 관심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단 84경기만 뛰었음에도 25도루로 김혜성과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워낙 운동능력이 좋다. 순간 스피드만큼은 KBO리그 최강자다. 그리고 젊음이 무기다. 타격은 물오른 페이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40~50도루에 도전하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21세기 들어 50도루+는 2001년 정수근(52도루), 2002년 김종국(50도루), 2003년 이종범(50도루), 2004년 전준호(53도루), 2006년 이종욱(51도루), 2007년 이대형(53도루), 2008년 이대형(63도루), 2009년 이대형(64도루), 2009년 정근우(53도루), 2010년 이대형(66도루), 김주찬(65도루), 2013년 김종호(50도루), 2014년 김상수(53도루), 박민우(50도루), 2015년 박해민(60도루), 2016년 박해민(52도루) 등 16차례 나왔다.
이제부터 대도 경쟁은 난이도가 상당할 전망이다. 적당히 뛰어서는 타이틀 획득이 쉽지 않을 분위기다. 누가 언제 어떻게 치고 나갈지 아무도 모른다. 개인타이틀 레이스 중에서 가장 쫄깃쫄깃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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