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최민우 기자] “이제는 적이다. 봐주는 거 없이 타구를 다 잡아보도록 하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김하성은 개인 훈련을 진행한 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로 이동해 샌디에이고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하성은 “예정보다 더 일찍 들어가서 훈련하려 한다. 그동안 준비를 잘 했왔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어느덧 메이저리그 진출 4년차가 된 김하성이다. 올 시즌은 김하성에게 조금 더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절친’했던 사이인 이정후(25)가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11억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함께 센터 라인을 지켰던 김하성과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적’으로 만난다. 김하성은 양보 없는 맞대결을 예고했다.
김하성은 “이정후가 우리 팀에 오길 바랐다. 기대도 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와 너무 좋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계약 규모는 프로 선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정후가 좋은 계약 조건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뤄낸 데 대해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이정후와 시즌 때 만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는 적이다. 봐주는 거 없이 타구를 다 잡아보도록 하겠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래도 김하성은 이정후를 응원했다.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한다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김하성은 “이정후가 좋은 계약을 맺었고, 그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맞이한다. 건강하게 부상만 없다면, ‘이정후가 이정후했다’는 평가를 받을 거라 믿는다”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이번 겨울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가 여럿 된다. 고우석도 샌디에이고에 입단했다. 김하성은 후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김하성은 “이정후와 고우석은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팬들에게만 응원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만큼 전 국민의 응원을 받는 위치가 됐다.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하성 자신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의 성공이 후배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김하성은 “우리가 잘해야 후배 아마추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를 꿈꿀 수 있다. 또 후배들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좋은 계약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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