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평창 올림픽 관전…같은 장소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쇼트트랙 기대주 주재희(17·한광고)는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인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찾았다.
8살 때 형을 따라 쇼트트랙에 입문한 주재희는 관중석에서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에 담으며 꿈을 키웠다.
당시 주재희는 남자 1,500m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땄던 린샤오쥔(27·한국명 임효준)의 경기에 흠뻑 매료됐다.
언젠가는 자신도 올림픽 무대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무럭무럭 자란 주재희는 6년 만에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이하 강원 2024)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21초90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어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을 불끈 쥐는 격렬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6년 전 린샤오쥔이 같은 장소에서 금메달을 딴 뒤 펼쳤던 바로 그 세리머니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주재희는 “평창 올림픽 때 임효준 선수의 세리머니가 매우 인상 깊었다”라며 “마침 같은 장소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똑같이 따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을 때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라며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란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중국 선수들이 작전을 잘 짜와서 당황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라며 “주 종목이 장거리라서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관해선 “출전하는 4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라고 씩씩하게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갑내기 친구,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선수 김현겸과의 약속도 소개했다.
주재희는 “(김)현겸이와는 초등학교도 같이 나온 친구인데 결단식에서 금메달을 함께 따자고 했다”며 웃었다.
주재희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1,000m에서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도전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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