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운이 좋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경기였지만, 2경기에서 슈팅을 24개나 퍼붓고 0골을 기록한 것은 중국 축구의 냉엄한 현주소였다.
중국은 17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던 타지키스탄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중국은 2무(승점 2점)를 기록하며 레바논(1점, -3)에 앞서 일단 2위를 유지했다. 카타르(6점)가 타지키스탄(1점, -2)을 이기면서 2위 유지에 성공했다.
대신 중국의 3차전 상대가 카타르다. 타지키스탄-레바논이 맞대결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카타르에 최소 무승부라도 거두고 양팀이 비기기를 바라야 한다. 16강을 자동 확정한 카타르가 힘을 빼고 나선다면 더 감사한 일이다. 3무승부로 2위 16강에 가는 놀라운 기록 제조도 가능하다.
하지만, 카타르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극악의 골 결정력 때문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우레이는 빈 골대에 공을 넣지 못했다. 네덜란드 유학파 장위닝도 골맛을 보지 못했다. 속만 터지는 공격진이다.
레바논전에서 중국은 볼 점유율 60%-40%, 슈팅 수 14-12로 앞섰고 유효 슈팅도 7-5였지만,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이 76%-70%로 서로 롱볼을 주고받다가 끝났다. 공격 단절 현상이 깊었다.
오히려 빠른 역습을 구사했던 전투적인 레바논이 골대에 두 번이나 맞는 슈팅을 만들 정도로 중국은 소극적이었다. 전형 자체가 5-3-2로 수세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타지키스탄전과 거의 비슷했다. 슈팅 10개 포함해 두 경기 24개를 기록했지만, 비효율의 극치였다.
중국이 노릴 수 있는 장면은 세트피스나 ‘우당탕탕’으로 표현되는 페널티지역에서 혼전 상황이다. 그렇지만, 세트피스는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혼전 상황은 후반 19분에 나왔고 레바논 골키퍼가 손으로 걷어냈다. 골대가 비었고 절묘하게 우레이 앞으로 볼이 떨어졌지만, 슈팅의 위력이 약했다. 수비가 걷어내면서 골라인 통과도 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우레이가 21분 린량밍으로 교체된 뒤 중국 공격은 조금 활력이 생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레바논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복잡한 상황에서 골이 들어갈 것도 실패하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전반 14분 칼릴 카미스가 볼을 걷어내려다 다이 와이춘의 얼굴을 발로 찍은 것을 고형진 주심이 퇴장 판정 하지 않은 것에 분노할 법했다. 하지만, 앞선 오프사이드가 먼저 지적됐고 카미스의 발이 볼을 먼저 처리한 뒤 내려오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얼굴을 찍혔을 뿐이다. 수적 우세가 만들어져도 골을 넣는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중국 축구의 전설 중 한 명인 순지하이는 중국 최대 포털 중 하나인 ‘시나 스포츠’를 통해 “카미스가 발로 와이춘을 가격한 것이 아니라 관성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라며 고 주심이 경고나 퇴장을 주지 않은 것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체 출전했던 시에 펑페이는 중국 CCTV를 통해 “팀은 경기 내내 최선을 다했고 모두가 마음을 다해 뛰었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에게 기회를 준 것을 포함해 세부적인 면에서 잘하지 못했고 개선도 필요하다. 강점이 나오도록 더 부드럽고 자신감 있게 뛰어야 한다”라며 반전을 말했다.
중국 축구 팬들은 레바논전에 한숨을 쉬었다. 여러 포털 뉴스 댓글에는 ‘레바논전 최우수선수(MVP)는 골대’라던가 ‘레바논이 운이 좋지 않아 골대를 두 번 맞힌 것이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은 고집이 너무 세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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