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어쩌면 성인 올림픽보다 청소년올림픽에 더 필요한 게 바로 콘돔일지 모른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에는 79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온 13∼18세 청소년 1천803명이 참가한다.
성인들이 아니라고 청소년 선수들을 얕잡아봐선 곤란하다.
2차 성징을 겪고 한창 성적으로 호기심이 커지는 시기라 청소년에겐 체계적이며 확실한 성교육이 필요하다.
문화·체험·교육 올림픽을 표방하는 청소년올림픽은 그래서 참가 선수들에게 성인올림픽처럼 콘돔을 무료로 배포해왔다.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 하계 청소년올림픽에서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선수 4천명에게 콘돔 14만4천개를 배포했다는 보도도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2020 로잔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서도 조직위가 선수촌에서 콘돔을 나눠줬다.
그러나 당시 경험을 떠올린 체육회 관계자들은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기간 강릉원주대 캠퍼스에 마련된 선수촌에서는 콘돔 배포 공지나 장소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17일 선수촌에서 만난 우리나라 의료 지원팀 관계자도 들은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성교육 시간 피임 방법의 하나로 콘돔 사용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이미 청소년올림픽에서 콘돔 배포를 지켜 본 IOC도 연합뉴스의 질의에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도) 당연히 나눠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콘돔’과 인연이 제법 깊은 나라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촌에서 콘돔을 나눠준 대회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자 서울올림픽 조직위는 콘돔 8천500개를 나눠줬다.
서울 대회를 효시로 올림픽에서 콘돔 배포는 이후 전통이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조직위는 무려 45만개를 배포하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역대 동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콘돔 11만개를 제공했다.
콘돔은 대회 기간 안전한 성생활을 위한 용도도 있지만, 주로 대회 후 집으로 갖고 가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라는 선물용의 의미도 담고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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