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유럽 빅리그의 대표적인 선수 공급처인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그중에서도 벤피카와 수도 리스본 라이벌인 스포르팅CP는 겨울 이적 시장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포르투갈을 상징하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더불어 현대 축구를 양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육성한 팀으로 잘 알려진 스포르팅은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 마누엘 우가르테를 파리 생제르맹으로 보내면서 6,000만 유로(약 873억 원)의 이적료를 손에 넣었다. 우가르테를 2021년 여름 파말리상에서 영입 당시 1,250만 유로(약 182억 원)에 데려왔으니 철저하게 남는 장사였다.
대신 덴마크 출신 모르텐 히울만이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레체(이탈리아)에서 1,800만 유로(약 262억 원)에 영입했다. 흥미로운 점은 히울만을 두고 벌써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포르팅 입단 전에도 관심을 받았지만, 반시즌만 소화하고도 이적설이 나와 역시 믿고 쓰는 스포르팅산이라는 평가다.
일본 국가대표 모리타 히데마사도 우가르테의 대안 중 한 명이다.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거쳐 산타 글라라를 통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2022년 여름 스포르팅에 350만 유로(약 50억 원)로 들어왔다.
선수 가치를 측정하는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모리타의 현재 가치를 1,200만 유로(약 174억 원) 예상했다. 한 시즌 반 만에 3.5배 넘는 상승이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차출, 잠시 스포르팅을 벗어났다.
최근 스포르팅의 겨울 이적에서 가장 큰 수익은 2019-20 시즌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5,500만 유로(약 800억 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2022-23 시즌에는 페드로 포로가 토트넘 홋스퍼로 임대 됐다. 겨울에 500만 유로(약 72억 원)의 임대료를 받은 뒤 여름에 총액 4,000만 유로(약 582억 원)에 완전히 이적했다.
이적 당시에는 금액이 크지 않았지만, 나중에 다른 구단으로 재이적시 이적료 일부를 받는 셀온 조항의 혜택으로 이익금을 안긴 선수들도 있다. 2020-21 시즌 크리스티안 보로하가 SC브라가로 300만 유로(약 43억 원)에 떠나 아직 머무르고 있어 셀온 혜택을 주지 않았지만, 2021-22 시즌 티아고 토마스가 슈투트가르트로 임대를 갔다가 돌아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800만 유로(약 116억 원)를 안겼다.
겨울 이적 시장에 둥지를 이동한 4명으로 총액 1억 800만 유로(약 1,572억 원)를 뽑은 스포르팅이다. 이를 두고 포르투갈 매체 ‘아 볼라’는 16일(한국시간) 스포르팅의 겨울 이적 시장을 진단하며 ‘후벵 아모림 감독은 자신이 활용하는 핵심 자원들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나 늘 유럽 거물들은 (그 자원들에 대한 관심으로) 괴롭힌다. 바이아웃 조항은 아모림 감독에게 큰 위협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주로 여름 이적이 스포르팅에서 큰 자산이지만, 겨울 이적도 안심하기 어렵다. 포로의 경우 지난 시즌 1월 마지막 날 토트넘으로 임대 떠났던 기억이 있다. 이적 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까지는 안심 금물이라는 뜻이다.
올 시즌 이적 대상은 너무나 많이 언급됐던 인물들이다. 중앙 수비수 곤살로 이나시오와 우스망 디오망데에 공격수 빅토르 교케레스다. 이들 세 명은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AC밀란, 인테르 밀란 등 돈 좀 있는 구단에 영입 대상으로 분류됐다.
바이아웃은 각각 6,000만 유로(약 873억 원, 이나시오), 8,000만 유로(약 1,164억 원, 디오망데), 1억 유로(약 1,456억 원, 교케레스) 순이다. 스포르팅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들을 동시에 매각하면 2억 4,000만 유로(약 3,494억 원)라는 거금을 확보하게 된다.
그렇지만, 스포르팅은 리그 우승을 바라고 있다. 2011-2002 시즌 이후 19시즌 만인 2020-21 시즌 우승했던 스포르팅은 2021-22 시즌에는 FC포르투에 승점 6점 차로 정상을 내줬다. 지난 시즌에는 2점 차로 벤피카에 우승을 뺏겼다. 겨울 이적 시장 핵심 선수를 내준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매체도 ‘이들 세 명은 매일 이적 관련 소식의 중심에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이 남다르다. (스포르팅에) 시즌 끝까지 있느냐도 궁금증이다’라고 덧붙였다. 즉시 전력감이니 충분히 이적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디오망데의 경우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팀에 호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치르는 중이다.
17라운드까지 벤피카에 승점 1점 차 1위를 달리는 스포르팅 입장에서는 대체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력 손실은 재앙에 가깝다. 11골을 넣고 있는 교케레스는 지난해 여름 2,000만 유로(약 291억 원)에 스포르팅으로 왔다. 첼시가 8,500만 유로(약 1,237억 원)에 이적 제안을 했지만, 스포르팅이 1억 유로를 내놓으라며 거절했다는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의 보도가 나올 정도로 인기 상승 중이다.
언제 뺏길지 모르는 스포르팅과 달리 벤피카는 브라질 명문 산토스에서 공격수 마르코스 레오나르도를 영입해 지난 14일 히우 아베전에 데뷔시켰다. 레오나르도는 골까지 넣어 스포르팅에 긴장감을 안겼다. 물론 벤피카도 오르쿤 쾨크취, 안토니오 실바, 모라토 등 관심 받는 자원이 있지만, 겨울보다는 여름 이적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스포르팅은 언급된 3명 외에도 페드로 곤칼베스, 알폰소 모레이라, 트린캉 등도 언제든지 이적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육성하면 빠져나가는 스포르팅의 고민이 묻어나는 냉정한 경제 논리의 겨울 이적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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