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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눈 뜬 베르너…”골 넣고 싶지만 내 영역 아니야” 변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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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한 티모 베르너(27)가 골에 집중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16일(한국시간) 영국 디애슬래틱에 따르면 “나도 골을 넣고 싶지만 (득점은) 더 이상 내 경기의 주요 부분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진 전역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 게다가 왕성한 활용량으로 압박에도 특화되어 있는 공격수로 손꼽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라인을 높게 끌어올려 압박하고 공격진 포지을 고정시키지 않는 비교적 자유로운 전술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베르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TBR풋볼은 “베르너가 갖고 있는 스피드와 공이 없을 때 활동량을 고려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르너는 2019-20시즌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유럽 무대에서 떠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여러 빅클럽이 베르너를 주시했고 첼시가 바이아웃 4750만 파운드(약 750억 원)을 활성화해 베르너를 품었다. 첼시의 주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바람이 담긴 투자였다.

베르너는 이적 첫해 35경기에서 6골 12도움을 기록했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로 지적받았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 이른바 ‘빅찬스미스’가 쌓이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5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뒤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었는지 묻는 말에 “팬이나 감독에 관한 것이 아닐 수 있다”며 “나 자신에 관한 것일 수 있다. 내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는지 기록을 보면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어시스트와 낮은 위치에서 움직임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나도 골을 넣고 싶지만 (득점은) 더이상 내 경기의 주요 부분이 아니다. 특히 이런 종류의 전술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베르너는 4-3-3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아시안컵까지 치르기 전까지 주로 손흥민이 맡았던 자리. 최전방 히샤를리송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 브레넌 존슨이 베르너와 함께 공격진을 이뤘다.

베르너는 전반 10분 만에 첫 번째 데뷔골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페르도 포로가 띄운 공이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던 베르너에게 향했다. 베르너가 머리에 맞힌 공은 반대편 골문을 향해 날카롭게 날아갔다. 하지만 조니 에반스가 골문 앞에서 걷어냈다.

10분 뒤 다시 베르너가 데뷔골을 노렸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베르너는 에반스를 가볍게 제치고 중앙으로 향해 슈팅 각도를 열었다. 그러나 오른발로 감아차려던 슈팅이 빗맞는 바람에 골대 밖으로 크게 벗어났다.

세 번째 슈팅 기회는 전반 43분에 찾아왔다. 올리버 스킵이 뿌린 롱 패스가 최전방으로 달리는 베르너에게 연결되어 순식간에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로 공을 잡아 최종 수비수를 앞에 뒀다. 디오구 달롯을 제치고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전에 세 차례 득점 기회가 무산됐던 베르너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토트넘에 입단 선물을 안겼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1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것. 왼쪽 측면 넓은 공간에서 공을 잡은 베르너는 수비수를 몰고가다가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벤탄쿠르에게 공을 건넸고 벤탄쿠르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토트넘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베르너의 천금 같은 어시스트였다.

후반엔 전반전보다 넓은 공간에서 동료들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는 데에 무게를 기울이는 경기력이었다.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크로스를 돌리는 등 윙어로서 움직임에 집중했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베르너는 패스 성공률 91%(32/35)와 함께 어시스트로 연결된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다만 슈팅 5개 중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풋몹은 평점 7.1점으로 베르너를 호평했다. 어시스트를 비롯해 공격 전개 장면에서 만큼은 효과적이었다는 평가였다. 라이프치히에서 4순위 공격수로 밀려나 있던 베르너가 이번 시즌 가장 오랜 시간 뛴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베르너는 우리와 두 차례 훈련 세션을 가졌다”며 “(라이프치히에선) 오랫동안 선발 출전한 경기가 없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우리 경기를 이해하고 훈련 속도에 익숙해지면 우리에게 정말 흥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몇 차례 기회를 확인했을 것이다. 베르너는 항상 위협적이었고 여기에서 축구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또 “더 중요한 것은 오늘 베르너를 선발 출전시키는 것 외엔 선택 여지가 없었다. 베르너는 우리를 돕고 싶어했다. 손을 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그의 공로였다”고 했다.

베르너는 “많은 사람이 내가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트넘에선 우리가 갖고 있는 전술과 감독이 원하는 방식으로 골을 넣는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어시스트 등으로 팀에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다. 오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간을 주기 위해 낮은 위치부터 올라가고 어시스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르너는 지난 10일 라이프치히RB를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독일 국가대표 출신인 베르너와 2023-24시즌 종료까지 반 시즌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올여름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발표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는 입단식에서 “많은 것들이 날 토트넘에게 반하게 만들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와 전술 등을 알려줬다. 첼시와 라이프치히에서 토트넘과 대결한 적이 있다. 토트넘 구단 일원이 돼 기쁘다. 토트넘은 모든 게 나에게 딱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첼시에 합류했을 때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하기 위해 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 스피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협을 줬는지 알고 있다. 토트넘에서 이런 점들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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