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득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항상 말하지만 내 득점보단 팀 승리가 중요하다. 이기는 데 집중하면서 뛸 것이다.“ (이강인)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개인 스탯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했다. 64년 만에 대업을 위해 눈앞 결과보다 더 멀리 바라보고 뛰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제압했다. 결승까지 큰 그림을 그리는 이들은 이날 승점 3점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6월부터 담금질했던 최정예 조합을 꾸렸다. 황희찬은 근육 부상으로 바레인전을 쉬었지만 ‘유럽파 3대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선발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에 있었기에 초반부터 바레인을 흔들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2분 만에 코너킥을 따내 바레인 골망을 조준했다. 이후에도 후방부터 공격적인 압박으로 선제골을 노렸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생각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바레인에 위협적인 카운터 어택(역습)을 허용하며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 중반 측면에서 풀어나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골망을 뒤흔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바레인은 실점했지만 후반전에 고삐를 당겼다. 한국 진영으로 매섭게 파고 들어 동점골을 넣었다. 한국 수비들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고 정확한 순간에 득점해 한국 분위기를 흔들려고 했다.
예상치 못한 동점골에 한국이 당황할 법 했다. 하지만 이강인 한 방에 다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강인은 박스 앞에서 바레인 수비 틈이 보이자, 과감하게 슈팅했고 골문 밖에서 안으로 휘어져 오는 궤적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골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이강인이 쐐기포를 터트렸다. 이번엔 중거리 슈팅이 아닌 반 박자 빠른 슈팅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시작된 역습 이후 반대 전환돼 발 앞에 볼이 떨어졌는데, 리듬을 잃지 않고 바디 페인팅을 했다. 바레인 수비는 순간 휘청여 각도를 내줬고, 이강인은 정확한 코스로 툭 밀어 차 멀티골을 해냈다.
이날 결승골이자 경기 최우수선수(MOM) 주인공이었다.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강인은 차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아시안컵에 나온 팀 중 쉬운 팀은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늘 좋은 점도, 안 좋은 점도 있었는데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유럽5대리그에 비해 전력 차이는 있지만, 아시안컵은 유로, 코파 아메리카 등과 견줄 대륙컵이다. 커리어 첫 번째 아시안컵에 한국 대표팀 목표는 64년 만에 우승이다. 하지만 이강인 표정은 덤덤했고 침착했다.
한국 대표팀은 바레인전에 다소 답답한 공격이었지만 이강인은 활발했다. 손흥민, 이재성 등 팀 동료들에게 공격적인 패스를 공급하려고 했고, 특유의 드리블과 크로스로 어떻게든 바레인 밀집 수비를 무너트리려고 했다.
‘미친’ 활약으로 골을 넣었지만 모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강인은 “다른 선수들의 좋은 패스와 움직임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 오늘 승리는 코칭스태프, 함께 준비한 동료들 덕분이다. 다음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득점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항상 말하지만 내 득점보단 팀 승리가 중요하다. 이기는 데 집중하면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과 호흡은 어땠을까. 이강인은 “(손)흥민이 형과 잘 맞았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배우고 있다. 축구장 밖에서도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운다. 훈련, 경기할 때마다 잘 맞는다. 많이 배워서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손)흥민이 형 말고도 모든 선수와 잘 호흡해 더 많은 골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도 한 팀이 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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