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8강 이상을 노리는 중국 축구대표팀이 첫 경기를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의 중국은 13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흐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타지키스탄(106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펼친다.
중국은 이번 대회 첫 상대인 타지키스탄을 비롯해 개최국 카타르(58위), 중동의 복병 레바논(107위)에 속해 있다. 앞서 개막전에서 카타르가 레바논을 3-0으로 크게 이기면서 조 1위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카타르에 밀리는 만큼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게 현실적이다.
중국은 세계 최고 무대인 월드컵 본선 진출 이력은 2002년 한 차례에 불과하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성적이 나쁘지 않다.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4년 대회에서의 준우승이다. 최근에는 2015년 호주 대회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모두 8강 진출하며 아시아 강호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껄끄러웠던 과거와 달리 현재 중국 축구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자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귀화시키면서 대표팀 전력을 상승시키기도 했으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민낯을 드러냈다. 이후 경제적인 문제로 다수의 구단이 파산하면서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1년 넘게 A매치를 치르지도 못했다. 큰 돈을 받던 귀화 선수들이 떠나고 자국 선수들로 소집 훈련만 가지면서 체질을 바꾸려 노력했으나 경쟁력이 많이 내려갔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면서 자신감을 보여줬지만 홈에서 대한민국에 0-3으로 패하면서 현실을 깨달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도 페이스가 좋지 않다. 중국은 일찌감치 26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중동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총 네 차례 평가전을 펼쳐 2승 2패를 기록했다. 따지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중국이 이긴 2승의 상대들은 UAE 2부리그와 3부리그의 클럽이었다. 정작 2패를 기록한 건 같은 국가대표 간의 평가전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체라 할 수 있는 오만과 홍콩에 2연패를 당했다.
전력 노출을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된 두 차례 평가전에서 중국이 연패를 기록하자 중국 팬들의 실망이 컸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8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중국이 오만에 패한 것을 두고 “볼 수 없게 비공개로 진행해서 다행이다”라고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언론들은 패배에 크게 충격받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안컵을 대비한 준비 과정에 계획된 패배처럼 이해하고 있다. 본 무대를 앞두고 체력 훈련이 한창인 것을 감안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홍콩에도 패하니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중국이 홍콩에 패한 건 1985년 이후 39년 만이다. 늘 홍콩은 아래로 내려다봤던 중국인데 이번 평가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해 아시안컵에서 창피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팽배해졌다.
중국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클린스만호에 패한 걸 포함해 최근 A매치 3연패 부진이다. 중국의 전력이 기대 이하로 드러나자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는 아시안컵 참가국의 우승 확률을 점치면서 2.2%의 낮은 가능성을 부여했다. 일본이 24.2%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가운데 한국(14.8%), 호주(11.1%), 이란(10.8%) 순에서 중국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우승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를 인용한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중국이 2.2%의 낮은 평가를 받은 가운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회를 앞두고 오만, 홍콩에 패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중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2위 자격을 얻어야 한다. 조 3위로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게 진출하면 호주나 이란을 만나게 된다”고 걱정했다.
중국이 조별리그라도 통과하려면 1차전 승리가 중요하다. 타지키스탄은 FIFA 랭킹에서 큰 차이를 보여 중국이 내심 승리 제물로 삼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아시안컵 1차전 승률이 괜찮다. 2007년 말레이시아(5-1)전을 시작으로 2011년 쿠웨이트(2-0),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1-0), 2019년 키르기스스탄(2-1)전까지 4개 대회 연속 첫 경기를 이기고 있다.
중국도 1차전 승률에 기대를 걸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타지키스탄전은 중국이 유리하다. 아시안컵 경험도 더 많다. 1차전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했기에 힘든 싸움이지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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