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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 맘껏 발휘하겠다”…에이스 등번호 ’18번’ 선택한 이마나가, WS 우승+MVP까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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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 힘을 마음껏 발휘하겠다”

시카고 컵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마나가 쇼타의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시절 8시즌 동안 165경기에 출전해 한 차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긴 이마나가는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흉년’으로 불릴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던 만큼 포스팅이 된 이마나가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마나가가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이유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효과도 있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대부분의 구단들이 일본에서 3시즌 연속 투수 4관왕, 정규시즌 MVP, 사와무라상을 품은 야마모토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는데, 현실적으로 야마모토를 품을 수 있는 구단은 한 팀 밖에 없었고, 영입전에서 패한 팀들이 이마나가 쪽으로 시선을 돌린 까닭이다.

이는 이마나가가 의도한 것이기도 했다. 이마나가는 야마모토가 포스팅이 되는 시점을 기다린 이후 보다 늦게 포스팅을 신청했다. 야마모토의 영입전에서 무릎을 꿇은 팀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 결과 이마나가는 시카고 컵스를 비롯해 야마모토 영입전에서 패배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등 복수 구단으로부터의 관심 속에서 컵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미국 ‘USA 투데이’ 밥 나이팅게일은 지난 10일 “시카고 컵스가 일본 투수 이마나가 쇼타와 잠정 계약을 맺었다”며 “거래가 공식화되기 전 이마나가는 11일 신체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고, 지난 12일 컵스는 SNS를 통해 “이마나가 선수, 시카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이마나가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시카고 컵스 입단이 공식 확정된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SNS

이마나가의 계약은 다소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마나가는 4시즌 동안 5300만 달러(약 697억원)을 보장받는데, 2025시즌 또는 2026년 컵스가 옵션 행사를 결정할 경우 계약 기간이 1년 연장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컵스가 옵션을 행사할 경우 이마나가의 계약 규모는 5년 최대 8000만 달러(약 1052억원)까지 상승한다. 그리고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는 982만 5000달러(약 129억원)의 포스팅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마나가는 당초 미국 현지 언론에서 예상했던 몸값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당초 전망됐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계약을 맺은 이정후, 야마모토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컵스가 제안한 5300만 달러보다 두 배가 많은 제안을 받았는데, 이를 뿌리치고 컵스행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이마나가는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컵스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마나가는 “내 가능성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팀을 원했는데, 컵스에 입단하는 것이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며 “미팅에서 ‘네 잠재력을 믿고 과감히 던져라’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마나가는 요코하마 DeNA 시절에도 발전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투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트레버 바우어가 입단했을 때에도 많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컵스에서도 성장을 갈망했다. 그는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 매일 공부하고, 야구를 비롯해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워 나가겠다. 나는 아직 미완성이라고 생각한다. 투수코치의 말을 듣고, 동료들의 투구를 보면서 내가 컵스와 함께 성장해 완성형에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게티이미지코리아

이마나가가 컵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다르빗슈 유-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같이 이마나가 쇼타-스즈키 세이야로 이어지는 일본인 듀오가 탄생하게 됐다. 이마나가는 “일본 시절에도 스즈키와는 많은 교류가 있었다. 협상을 하기 전에 연락을 하지는 못했는데, 입단이 결정된 후에는 스즈키도 마치 본인의 일처럼 좋아해 주더라”고 활짝 웃었다.

이마나가는 일본 시절 줄곧 ’21번’만 달아왔다. 하지만 컵스에서는 ’18번’의 번호를 사용한다. 18번의 경우 일본인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바로 ‘에이스’ 투수에게만 주어지는 번호인 까닭이다. 이마나가는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2016년 월드시리즈(WS) 우승을 거뒀을 때 벤 조브리스트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18번을 달기로 결정했다.

당시 조브리스트는 포스트시즌에 17경기에서 16안타 5타점 9득점 타율 0.250, OPS 0.678의 성적을 남겼고, 특히 월드시리즈에서는 7경기에 나서 10안타 2타점 5득점 타율 0.357 OPS 0.919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끝에 ‘월드시리즈 MVP’ 타이틀을 품었다. 이마나가는 “18번의 번호는 내가 직접 뽑았다. 2016년 월드시리즈에서 컵스가 우승을 했을 때 벤 조브리스트가 이 번호를 사용했다. 나도 비슷한 활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주 1회 등판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면, 미국에서는 4일 휴식 로테이션 소화가 필수적이며, 피치클락 등 적응해야 할 요소가 많다. 이에 이마나가는 4일 휴식 등판에 대해 “첫 경험이니 주변의 조언을 듣는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피치클락에 대해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나는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촉박해야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별히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는 내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내 힘을 마음껏 발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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