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중인 가운데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조별리그 C조로 묶인 팔레스타인은 중동의 맹주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홍콩과 경쟁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9위다. C조에서 이란(21위), UAE(64위) 다음이다. 홍콩(150위)보다는 높다.
이번 카타르 대회가 통산 세 번째로 출전하는 아시안컵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본선 무대를 처음 밟았고, 2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C조에서는 이란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UAE가 조 1, 2위로 점쳐진다.
조 3위로 밀리더라도 나머지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16강행 티켓을 쥘 수 있지만 아직 한 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 없는 팔레스타인으로서는 이 역시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투지를 불태운다.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10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무고한 민간인 피해 등 어두운 소식이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 시시각각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AP통신의 영상 계열사인 APTN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란 속 팀 분위기에 대한 질문에 센터백 야세르 하메드는 “라커룸 분위기는 다들 의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100% 의욕에 차 있다.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안겨주기 위해 100%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린 그 목적을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팔레스타인 사람인 하메드는 본래 출생지인 스페인 등에서 뛰다가 2019년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팔레스타인의 첫 경기 상대는 이란이다. AFC 소속 팀 중 일본(17위)에 이어 두 번째로 FIFA 랭킹이 높은 이란다.
하메드는 “이번 대회에서 어느 팀도 이란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우린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최근 몇 주간 꽤 잘해왔으니, (이란전도) 100%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건에서도 싸운다는 사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라며 “모든 경기를 이기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호주에 0-1로 졌다. 지난 10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는 득점 없이 비겼다.
수비수 무사 파라위도 “우린 준비를 마쳤다는 느낌을 받는다. 호주를 상대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고, 사우디를 상대로도 괜찮은 경기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가자지구가 폭격에 휩싸이면서 대표팀 선수 가운데 일부가 합류하지 못했다는 소식도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와 관련, 파라위는 “솔직히 말해 (선수단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아시안컵에 나선) 대부분이 5년간 합을 맞춘 선수들”이라며 “지금 이 팀은 팔레스타인이 이 대회에 참여한 이래 최고의 팀”이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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