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손보고 도루는 60개까지…이정후·고우석과 함께 활약”
“결혼으로 더 간절해져”…후배들에겐 메이저리그 직행 조언
(영종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미국프로야구(MLB) 풀 시즌의 꿈을 안고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배지환은 1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작년에 기회를 많이 받았던 것은 루키였기 때문인데 올해는 그런 변명이 안 통한다”며 “공격, 수비, 주루 모두에서 제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시즌 막바지에 MLB 데뷔전을 치른 배지환은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32타점, 54득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08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배지환의 말마따나 올해에도 주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이르다.
배지환은 “‘몇 년에 얼마’ 식으로 계약했거나 베테랑 선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는 (보장된 게) 없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타격이다.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와 수비는 현재도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타격은 빅리그 평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배지환이 시즌 준비를 위해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시점에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지환은 “스윙이나 타격에서 손보고 싶은 부분이 많아 일찍 출국하게 됐다. 따뜻한 날씨에 야외 훈련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장점을 살리는 것도 계속할 일이다. 배지환은 “언젠간 50도루, 60도루까지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구체적인 목표로는 ‘부상 관리’를 입에 올렸다. 그는 지난해 왼쪽 발목 염좌로 6주 가까이 공백기를 가졌다.
“지금 발목 느낌은 괜찮다”는 배지환은 “1년 내내 액티브 로스터에 쭉 있고 싶다. 체력 관리를 잘해 시즌 말미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겠다”고 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합류하는 빅리그 생활에 대해선 “너무 반갑다. 근데 제가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말소되지 않고) 메이저 무대에서 함께 활약하고 싶은 욕심”이라고 말했다.
올해 그라운드에서 루키 딱지를 뗀 배지환은 집에 들어오면 다른 의미의 신인이 된다. 이달 초 새신랑이 됐기 때문이다.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는 그는 “멀리 보면 제 자식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더 간절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 기부한 배지환은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가 생일 선물로 ‘그 시설을 찾아 기부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배지환은 야구 후배들이 자신처럼 고교 졸업 후 빅리그에 바로 도전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투수는 상관없지만 타자는 규정상 한국에서 나오려면 기간을 오래 채워야 한다. 제 동기들도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서비스 타임이 채워지지 않아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일찍 미국 투수의 공을 접하면 (빅리그) 적응이 한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지환과 동갑인 KBO리그 선수로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곽빈(두산 베어스), 강백호(kt wiz) 등이 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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