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4승 13패로 마감…24년 재임한 벨리칙 ‘흔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북미프로풋볼(NFL) 최고의 명장인 빌 벨리칙(71)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감독은 지난 1999년 시즌이 끝난 뒤 뉴욕 제츠 감독으로 부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벨리칙 감독은 자리에 앉자마자 “제츠 감독직에서 사임한다”고 폭탄 발언한 뒤 뉴잉글랜드 감독으로 옮기는 기행을 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벨리칙 감독은 24년 전 자신이 굴욕을 준 구단을 상대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8일(한국시간) 열린 NFL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뉴욕 제츠에 3-17로 참패한 것이다.
한때 NFL 최고 명문 구단으로 군림했던 뉴잉글랜드는 4승 13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2023시즌을 마쳤다.
뉴잉글랜드가 지구 최하위에 그친 건 벨리칙 감독의 부임 첫해인 2000년 이후 23년 만이다.
미국 언론은 일제히 벨리칙 감독과 뉴잉글랜드의 결별 가능성을 제기한다.
벨리칙 감독은 뉴욕 제츠전이 끝난 뒤 거취를 묻는 말에 정확한 답변을 피했지만, 폭스스포츠는 “벨리칙의 길은 두 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구단과 헤어지는 것, 또 하나는 구단이 그를 일단 붙잡고 트레이드하는 것이다. 뉴잉글랜드에서 그의 시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벨리칙 감독은 역대 최다 슈퍼볼 우승(6회), 슈퍼볼 진출(9회) 기록을 보유했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진출(19회), 플레이오프 경기(44경기), 플레이오프 승리(31승) 기록까지 갖고 있다.
통산 333승은 마이애미 돌핀스를 25년 동안 이끈 전설인 돈 슐라(347승)에 이어 역대 2위다.
벨리칙 감독은 불세출의 쿼터백 톰 브래디를 앞세워 ‘뉴잉글랜드 왕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브래디가 떠난 뒤, 벨리칙 감독이 건설한 왕국에도 균열이 생겼다.
브래디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이적한 첫해인 2020년 팀을 슈퍼볼 정상으로 인도했지만, 뉴잉글랜드는 12년 만의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뉴잉글랜드는 이후 세 차례 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벨리칙 감독은 브래디 덕분에 명장 호칭을 받은 지도자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만약 벨리칙이 뉴잉글랜드와 결별한다고 해도 다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BBC는 10일 “NFL 최다승 감독 타이틀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벨리칙의 은퇴 가능성을 거론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디펜시브 코치 출신인 벨리칙이 가장 잘하는 것은 수비 강화다.
벌써 현지에서는 워싱턴 커맨더스, 로스앤젤레스 차저스, 애리조나 카디널스 등이 차기 행선지로 거론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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