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FC 바르셀로나의 전 회장 호셉 마리아 바르토메우가 경기장을 찾아 화제다.
바르셀로나는 8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바스트로 무니시팔 데 데포르테스에서 열린 ’2023-2024 코파 델 레이’ UD 바르바스트로와 원정 경기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세르지 로베르토, 일카이 귄도안을 제외하고 거의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냐키 페냐-로날드 아라우호-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쥘 쿤데-오리올 로메우-프랭키 더 용-페르민 로페스-엑토르 포트-주앙 펠릭스-페란 토레스-하피냐가 선발로 나섰다.
전반 18분 바르셀로나는 선취골을 터트렸다. 중원 지역에서 아라우호가 볼을 뺏어낸 뒤 더 용에게 볼이 연결됐다. 더 용은 롱패스를 하피냐에게 전달했고, 하피냐는 오른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다. 중앙을 파고들던 로페스가 왼발 인사이드로 득점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6분 추가골을 집어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포트가 드리블 돌파 이후 오른발로 크로스를 연결했다. 크로스는 수비수를 넘어 뒤쪽으로 돌아뛰던 하피냐까지 흘렀고, 하피냐는 가볍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15분 바르셀로나는 만회골을 허용했다. 펠릭스의 패스 미스로 바르바스트로에 코너킥을 내줬다. 바르바스트로는 넘어온 크로스가 공격수 몸에 맞고 흐르는 등 혼전 속에서 데 메사가 집중력 있는 마무리로 한 골 따라붙었다.
결국 후반 26분 바르셀로나는 쐐기골을 위해 귄도안과 레반도프스키를 투입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43분 쐐기골이 터졌다. 레반도프스키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본인이 직접 성공시키며 바르바스트로와 격차를 벌렸다. 사실상 ’게임오버’ 골이었다.
바르바스트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전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마르크 프라트가 키커로 나서 강력한 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행히 바르셀로나는 3-2로 진땀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바르바스트로는 끝까지 끈적끈적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홈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바르바스트로의 경기가 아닌 바르토메우였다. 스페인 언론 ’문도 데포르티보’는 경기가 끝난 뒤 ”바르토메우가 경기 중계 시작 전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르바스트로 경기장 관중석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사임한 후 바르셀로나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경기장 방문은 뉴스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바르토메우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바르셀로나의 회장을 역임했다. 재임 기간 내내 심각한 정책 실패로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악의 회장이자 전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악의 프런트 매니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구단 레전드였던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즈를 내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로날드 쿠만 감독의 의견을 무시하고 수아레즈를 1군에서 내쫓았고, 이를 본 메시가 바르셀로나 보드진에 환멸을 느껴 직접 이적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단 메시가 잔류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넘겼지만, 2020-2021시즌 시작부터 메시의 연봉 삭감 문제로 대립했다. 바르토메우 회장은 강제적으로 메시와 재계약을 체결하려 했지만 메시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2020년 10월 회장직에서 사임했고, 재계약을 맺지 못한 메시는 파리 생제르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바르토메우 사임 이후 바르샤의 재정 상황은 파산 직전까지 악화됐다. 2021년 3월에는 바르토메우와 바르셀로나 CEO 등 여러 임원들이 SNS 여론 조작 관련 범죄와 부패 등의 혐의로 카탈루냐 경찰에 체포돼 조사까지 받았다.
2023년에는 바르토메우 회장이 재임 기간 심판 기술위원회 호세 네그레이라 부위원장에게 장기간에 걸쳐 돈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판 매수 의혹까지 떠올랐다.
이렇게 바르셀로나라는 구단을 나락으로 보낸 사람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한 것이다. 바르셀로나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한 하루가 아닐 수 없다. 과연 무슨 낯짝으로 바르셀로나 경기를 관전한 것이 속내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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