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어썸킴’ 김하성(29)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김하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꾸준히 트레이드설이 제기됐다. 지난 해만 해도 후안 소토,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빅4’를 내세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정규시즌을 82승 80패로 마무리,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 진출 조차 실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뼈아픈 실패는 변화를 낳았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긴축 재정으로 노선을 바꿨고 ‘간판스타’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내부 FA였던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 등 선발투수 2명은 이미 다른 팀으로 떠난 상태이며 FA 시장에 남아있는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과 철벽 마무리 조쉬 헤이더도 타팀으로 이적할 확률이 10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샌디에이고는 일본프로야구 출신 좌완 구원투수 마쓰이 유키와 5년 2800만 달러, KBO 리그 출신 우완 구원투수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가성비’를 추구했다.
마침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상황. 지난 해 골드글러브 수상과 더불어 타격에서도 일취월장한 김하성을 붙잡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샌디에이고의 입장에서는 김하성이 FA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7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로스터에 가장 필요한 선수’를 주제로 다뤘다.
‘폭스스포츠’는 “피츠버그는 로우디 텔레즈를 영입해 1루수 공백을 메웠고 중간급 선발투수와 2루수도 보강이 필요하다”라면서 “FA 시장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하지만 트레이드라는 옵션은 고려해볼 수 있다”라고 피츠버그가 트레이드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어 ‘폭스스포츠’는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으며 김하성은 수비력과 타석에서의 생산성에서 피츠버그에 아주 적합한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피츠버그가 김하성을 영입해야 하는 이유를 짚었다.
무엇보다 ‘폭스스포츠’가 주목한 것은 바로 ‘가성비 활약’이다. “김하성은 커리어 최다인 홈런 17개를 쳤고 조정 득점생산력(wRC+) 112를 기록하면서 겨우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원)만 벌었다. 또한 그는 DRS +10과 OAA +7을 기록하면서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라는 것이 ‘폭스스포츠’의 말. 김하성은 지난 해 연봉 700만 달러를 받았고 올해는 800만 달러를 받는다. 말그대로 올해까지는 ‘가성비’를 추구할 수 있는 선수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2020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상호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상호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실행하면 2025년에는 인센티브를 포함해 900만 달러를 받고 뛰어야 한다.
끝으로 ‘폭스스포츠’는 “피츠버그가 FA나 트레이드로 2루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공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22세의 나이로 파워를 갖추고 있지만 일관성은 떨어지는 내야수 리오버 페게로는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김하성이 피츠버그로 이적하면 피츠버그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배지환과 동료가 될 수 있는데 지난 해 2루수로 64경기에 나섰던 배지환의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물론 배지환은 중견수로 62경기, 유격수로 3경기에 나서면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보여줬지만 자신의 주요 포지션 하나를 잃는 것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배지환은 지난 해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31, 출루율 .296, 장타율 .311, OPS .608에 2홈런 32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팀내 최다 도루의 주인공이 됐지만 주전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성적표다.
과연 김하성은 ‘폭스스포츠’의 시나리오대로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게 될까.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김하성의 영입을 원하는 팀이 특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지난 해 11월 미국 ‘스포팅뉴스’는 오프시즌 트레이드 후보 19명을 선정했고 김하성의 이름도 포함됐다. “김하성을 트레이드 목록에 넣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홈런 17개를 치면서 도루 38개를 기록했으며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5.8로 샌디에이고 야수 1위였다”라는 ‘스포팅뉴스’는 “하지만 그를 트레이드하는 것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김하성을 통해 가지고 올 수 있는 대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스포팅뉴스’는 “샌디에이고는 투수 보강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큰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하면서 “김하성을 내보내면 크로넨워스를 1루수에서 2루수로 이동할 수 있고 1루수는 더 공격적으로 생산하는 선수를 찾는 방법이 있다”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꾸준히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김하성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지난 2일 “샌디에이고가 이번 오프시즌에 김하성을 이적시키면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다. 아마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김하서은 FA 자격을 얻기 전 마지막 시즌에 접어들고 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하려면 9자리 숫자의 계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말하는 9자리 숫자란 바로 ‘1억 달러’를 의미한다. 지금껏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1억 달러대 계약을 맺은 사례는 2014시즌을 앞두고 FA 권리를 행사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계약한 추신수와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합의한 이정후가 있다. 과연 김하성도 이들의 뒤를 이어 ‘1억 달러’ 계약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