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시청률, 축구 외 종목 신기록
순위 164위 루크 리틀러 준우승…베컴도 축하 메시지 보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혜성처럼 등장해 다트 세계 챔피언 자리를 두고 세계 1위와 맞붙은 16세 신인 선수가 영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트 세계 순위 164위 루크 리틀러는 지난 3주간 PDC 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두더니 역대 최연소 결승 진출자가 됐다.
무명의 어린 선수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는 만화 같은 이야기에 영국인들은 열광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카이 스포츠 TV로 중계된 결승전은 무려 480만명이 지켜봤다. 순간 최대 시청자는 368만명으로 축구 외 종목에서 역대 신기록이었다. 특히나 다트 같은 틈새 종목에선 전례 없는 일이다.
그는 마지막 고비인 세계 1위 루크 험프리스(28)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계속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케밥을 먹으며 첫 승을 자축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것이 퍼지면서 한 업체는 평생 무료로 케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데이비드 베컴 같은 유명 스타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은 경기에 초청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4천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90만명 넘게 불어났다.
이번 대회 상금 20만파운드(약 3억3천만원) 중 8만3천파운드가 세금이라는 보도에 국세청이 SNS에 “축하한다. 소득세가 부과될 것임을 확인한다”는 농담성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잉글랜드 북부 맨체스터 인근 지역 출신인 리틀러의 모든 것이 기사화가 됐다.
다트를 좋아하는 부모님 아래서 생후 18개월부터 연습을 시작했고, 코로나19 봉쇄 때도 웹캠을 이용해 경기에 계속 참여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등의 다트 관련 이야기부터 여자친구와 연애담, 학교 성적까지 시시콜콜 보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왜 전국이 루크 리틀러에게 빠졌나’라는 제목의 5일자 기사에서 “리틀러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어린 스타의 성공은 우리 중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우리가 왜 스포츠를 좋아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FT는 “스포츠에서 유명인과 거액 연봉을 걷어내고 나면 민주주의가 있다”며 재능과 노력이 있으면 배경에 관계 없이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경쟁 스포츠의 최고 장점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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