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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생 내리막길인데 500억…류현진 FA 계약 못해도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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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은 새해가 밝았지만 아직 거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메이저리그에서 현역을 연장하는 방법과 국내 복귀가 그것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을 보니 류현진이 점점 미국 무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FA 시장에 나온 준척급 선발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는 것.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 41개를 맞은 루카스 지올리토에게 2년 3850만 달러(약 505억원)를 투자했고 뉴욕 메츠는 지난 해 6점대 평균자책점(6.65)에 머무른 루이스 세베리노에게 1년 1300만 달러(약 171억원)라는 거금을 안겼다. 여기에 야구 인생의 내리막길에 접어든 전직 에이스도 한화로 500억원에 가까운 계약을 따냈으니 류현진도 충분히 ‘좋은 소식’을 기다릴 수 있는 입장이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5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베테랑 좌완투수 크리스 세일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MLB.com’은 “애틀랜타와 세일이 2년 3800만 달러(약 499억원)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양측의 계약 내용을 보면 세일이 2024년 연봉 1600만 달러(약 210억원), 2025년 연봉 2200만 달러(약 289억원)를 각각 수령하며 2026년 연봉 1800만 달러(약 236억원)에 달하는 구단 옵션도 포함돼 있다.

세일은 2010년 21세의 나이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2012년 192이닝을 던져 17승 8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스타 탄생을 알린 세일은 2013년 214⅓이닝 11승 14패 평균자책점 3.07, 2014년 174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2.17, 2015년 208⅔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41, 2016년 226⅔이닝 17승 10패 평균자책점 3.34를 각각 남기면서 승승장구했다.

화이트삭스는 2016년 12월 세일을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했다. 세일을 내주는 대신 마이클 코펙, 요안 몬카다, 루이스 바사베, 빅터 디아즈 등 선수 4명을 받는 조건이었다.

▲ 크리스 세일
▲ 크리스 세일
▲ 크리스 세일
▲ 크리스 세일

세일은 2017년 아메리칸리그 최다인 214⅓이닝과 탈삼진 308개를 기록하면서 17승 8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맹활약하며 보스턴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158이닝을 던져 12승 4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한 세일은 그해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보스턴은 2019년 3월 세일과 5년 1억 4500만 달러(약 1902억원)에 연장 계약을 맺었고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세일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세일은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에이스급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2019년 147⅓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40, 2021년 42⅔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3.16, 2022년 5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3.18에 그친데 이어 지난 해에는 102⅔이닝을 던져 6승 5패 평균자책점 4.30을 남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세일은 2020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에는 갈비뼈 골절과 오른쪽 손목 골절을 당하며 온전한 몸을 유지하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다 부상을 입는 악재도 있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이제 세일이 부상 악령에서 자유로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MLB.com’은 “중요한 것은 애틀랜타가 세일이 부상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확신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으며 알렉스 안토풀로스 애틀랜타 사장은 “세일이 오랜만에 맞이한 정상적인 오프시즌”이라며 세일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고 있음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토풀로스 사장은 “하지만 동시에 세일이 작년에 100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부분을 염두에 둘 것이다”라고 세심하게 관리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MLB.com’도 “애틀랜타가 세일의 이닝과 관련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할 것이다. 시즌 초반 선발로테이션에 넣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애틀랜타는 세일을 비롯해 맥스 프리드, 스펜서 스트라이더, 찰리 모튼, 브라이스 엘더로 이어지는 선발투수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애틀랜타는 모튼이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고 프리드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상황에서 세일을 1년이라도 더 확보하면 다음 겨울 구단의 부담을 줄일 것이다”라며 애틀랜타가 세일과 2년 계약을 맺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애틀랜타도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애틀랜타는 지난 해 12월 31일 보스턴과 트레이드를 통해 세일을 영입했다. 이는 보스턴이 연봉 1700만 달러(약 223억원)를 보조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따라서 애틀랜타는 세일을 2년 동안 2100만 달러(약 276억원)에 활용할 수 있다.

어찌 됐든 지난 5시즌 동안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던 세일이 2년 동안 3800만 달러를 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발투수 자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중 1명인 류현진도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류현진도 2022년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지난 해 8월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복귀 후 11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52이닝을 던졌고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남기면서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지금도 여러 구단들이 노릴 만한 준척급 FA 선발투수로 언급되고 있다. 과연 류현진이 예상보다 후한 대접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잔류할 수 있을까.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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