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2024년 첫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프랑스 슈퍼컵에서 결승골로 대회 공식 맨오브더매치(MOM)에 올랐다. 먼저 아부다비에 합류한 대표팀 선수들은 중동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뜨거운 모래 열을 식히려고 얼음 찜질을 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월 12일부터 카타르 일대에서 진행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비에 한창이다. 추춘제를 진행하는 유럽파 선수 일부는 12월 국내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최종명단 발표 이후 1월 2일 아랍에리미트(UAE) 아부다비로 넘어가 본격적인 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했다.
겨울 휴식기에 있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등은 한국에서 휴식한 이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부다비로 떠났다. 박싱데이로 12월에도 한창인 프리미어리거들을 포함한 다른 해외파들은 유럽 현지에서 아부다비로 넘어와 UAE 훈련 캠프에 도착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채널 ‘인사이드캠’을 통해 아부다비 훈련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아부다비로 떠나기 전 김주성은 “이제 시작인데 너무 영광이다. 열심히 부상없이 잘 하고 오겠다”라며 팬들 환호를 받고 떠났다.
대표팀은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국내에서 출발한 선수들이 먼저 훈련지에 도착해 짐을 풀었고, 이후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오현규(셀틱FC), 양현준(셀틱FC), 김승규(알샤밥), 홍현석(헨트) 등이 차례로 합류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영국에서 같은 비행기로 아부다비에 날아왔다. 공항에서 팬들이 전해준 꽃을 들고 대표팀 숙소로 합류했다. 오현규에게 비행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힘들지 않았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양현준도 “잘 준비해서 막내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확실하게 하겠다.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라고 미소 지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밝은 미소로 훈련장에 갔다. 아시안컵을 향한 첫 번째 훈련 분위기는 좋았다.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이후 훈련 세션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동료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훈련 분위기를 만들었다.
훈련이 끝난 이후엔 얼음 찜질로 몸을 식혔다. 중동의 뜨거운 날씨 속 훈련으로 체온이 올라갔기에 빨리 열을 식혀 근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얼음 찜질을 하는 캡틴 손흥민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강인은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라 구단에 거부권이 없지만, 클린스만 감독에게 슈퍼컵을 뛰고픈 마음을 전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흔쾌히 출전을 허락했다.
4일 홈 구장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렸던 2023-24시즌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결승 툴루즈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이강인은 워렌 자이르-에메리, 비티냐와 호흡했다. 후방엔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말란 슈크르니아르, 뤼카 에르난데스가 뛰어 뒤를 받쳤다.
경기 초반부터 마음껏 저력을 뽐냈는데, 전반 3분 만에 툴루즈 골망을 뒤흔들었다. 뎀벨레와 호흡이 돋보였는데, 뎀벨레가 측면을 파고 침투하자 이강인이 크로스를 받으려 움직였다. 이강인은 툴루즈 수비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마무리해 시즌 3호골 달성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허리에서 왕성한 활동량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화력을 지원했다. 바르콜라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툴루즈 진영에 파고 들었다. 높은 볼 점유율로 툴루즈를 압박했다. 측면을 꾸준히 허물면서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 활약에 한동안 홈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강인은 팀 동료들과 적재적소에서 알토란 활약을 했다. 미드필더 동료 비티냐가 크로스를 올리자 가슴 트래핑으로 볼을 잡아내 툴루즈를 긴장하게 했고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조준했다. 풀백 하키미가 전진할 때도 한 칸 아래에서 내려 받아 슈팅 준비를 했다. 하키미 패스가 이강인 발끝에 걸리는 모양이었지만 아쉽게 살짝 빗나가며 슈팅까진 하지 못했다.
물론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 맹활약에도 툴루즈에게 배후 공간을 허락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넘어갈 무렵 핵심 공격수 음바페의 한 방이 있었다. 전반 44분 과감하게 박스 안으로 질주한 이후 슈팅 각도를 봤고 정확하게 마무리하며 유럽 최고 결정력을 선보였다.
이강인은 세트피스로 파리 생제르맹 공격에 날개를 달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마르코 아센시오, 랜달 콜로 무아니, 베랄두를 투입하며 그라운드에 변화를 줘도 이강인은 끝까지 뛰게 했다.
이강인은 풀타임을 뛰면서 파리 생제르맹 공격, 화력을 지원했다. 팀이 위기의 순간엔 돈나룸마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이겨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 평점은 8.3점으로 미드필더 중 가장 높았다. 팀 두 번째 골을 넣은 음바페와 놀라운 선방을 이어간 돈나룸마가 8.4점이었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8.8점으로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프랑스 슈퍼컵 주최 측은 이강인에게 대회 최고 선수 MOM(맨 오브 더 매치)을 수상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1골, 기회 창출 1회, 유효슈팅 2회, 드리블 2회 성공, 코너킥 4회, 슈팅 2개, 패스 성공률 96%(47/49), 상대 박스 안 터치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7%(4/7)를 기록하며 파리 생제르맹 주전급 선수 면모를 입증했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강인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90min’ 프랑스판은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눈에 띄는 활약이었다. 이강인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뎀벨레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은 기동성이 뛰어나며 바르콜라와 좋은 호흡을 했다. 전반 30분엔 위협적인 원투패스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알린데 이어 ‘겟프렌치풋볼’도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강인은 놀라운 바이시클킥으로 툴루즈에 부담을 줬다. 시즌 초반 떨어졌던 경기력과 비교하면 정반대 경기력이다. 아시안컵을 위해 한국 대표팀 합류하는데 직전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파리 생제르맹 만능 미드필더”라고 극찬했다.
1월 아시안컵 차출로 인한 이탈에 아쉬운 반응도 보였다. 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이 아시안컵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상당히 그리워 할 것이다”라면서 “프랑스 슈퍼컵에서 이강인의 득점으로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공격 중심으로 바르콜라와 호흡했다. 전반 중반엔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을 했다. 선제 득점 장면은 이강인의 올시즌 활약을 알려준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프랑스 슈퍼컵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우승을 위해 많이 노력했고 팀을 도우려고 최선을 다했다.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은 나에게 큰 도움이었다. 동료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라면서 “난 파리 생제르맹에서 행복하다. 우승을 해 정말 기쁘고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슈퍼컵 결승골과 MOM까지 겹경사를 누린 이강인은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7시 두바이에 도착한다. 당일 오전 10시 아부다비로 이동해 클린스만호와 만난다. 대표팀은 이강인 합류 이후 완전체로 아시안컵 훈련 준비에 들어가며 6일 아시안컵 본선 진출 팀 이라크와 한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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