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대체 왜 빵구 난 양말을 신는 거야?’
축구 경기 도중 중계 카메라가 한 선수의 다리 쪽을 클로즈업 한다. 양말에 구멍이 뚫려 있다. 격렬한 몸싸움 혹은 반칙에 의해 구멍이 난 것일까. 그런데 상대 팀 선수는 더 큰 구멍이 난 양말을 착용하고 있다. 구멍 난 양말을 신는 게 유행인 걸까.
최근 유럽 축구 등 그라운드에 구멍 난 양말을 신고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양말에 여러 개 구멍을 뚫은 선수들이 보이고, 큰 구멍으로 다리가 드러나는 경우도 보인다. 예기치 않게 양말에 구멍이 생겼다면, 하프타임 등에 갈아신으면 된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를 마칠 때까지 구멍난 양말을 사용한다. 신기할 따름이다.
월드클래스 기량을 선보이는 스타들도 양말에 구멍을 내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주드 벨링엄을 비롯해 잉글리시 프리미이러그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 맨체스터 시티의 카일 워커 등이 구멍 난 양말을 신고 그라운드를 누벼 관심을 모았다.
구멍 난 양말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기 중에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찢어진 것인지, 아니면 선수들이 고의적으로 구멍을 만들어 신는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수들이 직접 밝힌 이유는 후자 쪽이다. 양말에 구멍을 직접 뚫어 착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말에 구멍을 내는 이유는 종아리 근육 보호를 위해서다. 축구 양말은 대체적으로 타이트하다. 앞쪽에 신가드를 넣은 채로 다리에 꽉 끼게 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헐렁하면 뛰거나 킥을 할 때 방해가 된다. 그런데 너무 꽉 끼는 양말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경련까지 경험한 선수들이 늘어났다. 오히려 정사이즈 양말이 플레이하는 데 불편함을 준 셈이다.
선수들은 보다 편한 러닝과 플레이를 위해 ‘구멍’을 생각해냈다. 적절한 구멍을 만들어 양말의 신축성을 높였다. 좀 더 가볍게 뛰고 플레이할 수 있는 변화를 줬다. 실제로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꼈고,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유행처럼 번진 것으로 비친다.
축구는 공 하나를 두고 치열하게 뛰고 몸싸움을 벌이는 스포츠다. 긴장감이 매우 높다. 다리를 주로 쓰는 종목인데, 다리가 피곤하면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축구화에 신가드, 양말까지 꽉 낀다면 답답한 게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 때문에 축구 전문가들은 축구화도 꽉 끼는 게 아닌 조금 큰 것을 신으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뛰는 선수들(위), 벨링엄(중간), 사카(아래 7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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