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트 터치아웃 판정에 경기위원 책상 내리치며 항의해 세트 퇴장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남자배구 한국전력은 권영민 감독이 ‘탁’하고 내려친 책상 때문에 새해 첫날부터 하마터면 역전패당할 뻔했다.
한국전력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방문 경기에서 세트 점수 3-2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전력이 세트 점수 2-1로 앞서가던 4세트에 경기 흐름이 바뀐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전력이 17-16으로 추격을 허용한 상황에서 대한항공 한선수의 서브가 엔드라인 근처로 들어오자 임성진과 서재덕은 공을 받으려고 준비하다가 황급하게 팔을 뺐다.
최초 판정은 터치아웃이었고, 권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판독 불가’ 판정이 나왔다.
결국 17-17 동점이 되자 권 감독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경기위원 책상을 내리치며 거칠게 항의했고, 최재효 주심은 세트 퇴장을 명령했다.
감독이 퇴장당하자 한국전력은 그대로 4세트를 내줬고, 권 감독이 돌아온 5세트에 가서야 간신히 승리해 승점 2를 챙겼다.
경기 후 권 감독은 “선수도 안 맞았다고 했고, 비디오 판독도 안 맞은 것처럼 나왔는데 그렇게 판정이 나와서 제가 흥분했다. 그러면 안 됐는데, 한 점이 중요한 상황이라 너무 흥분했다. 다음에는 안 그러겠다”고 사과했다.
현역 선수로 뛰었던 때까지 포함해서 퇴장 자체가 처음이라는 권 감독은 “경기장 구석에서 보려고 했는데 (심판이) 라커룸으로 가라고 해서 핸드폰으로 경기를 봤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흥분해서 테이블을 친 건 충분히 퇴장당할 만하다. (판정에) 대응해야 하는데 반응을 해버렸다”고 인정했다.
판정 당시 권 감독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선수들도 흥분했다.
권 감독은 일부 선수마저 격앙한 것에 대해 “나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분출할 때는 해도 된다. 바닥에 볼을 때린다거나 하는 정도로는 표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감쌌다.
한국전력 리베로 이가 료헤이(등록명 료헤이)는 “선수로 뛰며 감독님이 퇴장당하는 건 처음”이라며 “중요한 순간이라 감독님이 화가 난 것은 이해한다”고 거들었다.
료헤이는 권 감독이 앞장서서 항의해 퇴장당한 것에 대해 “선수 모두를 지켜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긴박한 경기라 선수와 스태프가 뜨거워지는 건 당연하다. 감독님이 대표로 나서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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