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정말로 한 시대가 끝났다. 토트넘 홋스퍼 영광의 멤버들이 대부분 팀을 떠났다. 구단 최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 중 손흥민(31)만 남게 됐다. 11년 동안 토트넘 골문을 지켰던 위고 요리스가 공식적으로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요리스와 작별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의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토트넘 통산 447경기 출장으로 최대 출장 역대 7위, 9년 동안 토트넘 팀 주장을 맡았던 요리스가 11년 동안 동행을 마무리한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토트넘이 언급했듯 차기 행선지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였다. 팀은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문환이 뛰기도 했던 LA FC다. LA FC도 토트넘과 함께 “프랑스의 전설적인 골키퍼 요리스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엔 2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미국 비자와 이적 절차가 끝나는대로 우리 팀 이적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요리스는 프랑스 팀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올림피크 리옹에서 잠재력을 돋보이던 중 프리미어리그 팀 토트넘에 눈도장을 받았다. 2012년 이적료 1260만 유로(약 180억 원)에 이적한 이후 줄곧 토트넘 골문을 지켰다.
주장 완장을 두르고 팀 정신적인 지주로 활약했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361경기에 출전했고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70경기를 뛰었다.
토트넘 영광의 순간에도 요리스가 있었다.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레벨 도약에 성공했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똘똘 뭉쳐 4위권 이상의 성적을 냈다.
잠재력이 응집해 폭발한 건 2018-19시즌이었다. 토트넘은 수문장 요리스가 최종 방어선을 지켰고 DESK(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이 맹활약하면서 구단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리버풀에 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진 못했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이후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요리스는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까지 토트넘 골망을 지켰다. 2022년 토트넘과 재계약에 합의한 이후 최대 2024년까지 팀에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이후 더는 토트넘 수문장으로 활약할 수 없었다. 그동안 팔에 둘렀던 주장 완장도 손흥민에게 전달됐고 비카리오 중심에 새로운 수비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계획에서 벗어났고, 올해 여름 많은 이적설이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팀과 프랑스 리그앙 팀과 연결됐지만 유의미한 이적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파리 생제르맹도 백업 골키퍼로 요리스를 노린단 이야기가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리시즌 투어에 요리스를 빼면서 완벽하게 제외됐다. 이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리스는 팀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골키퍼 클럽이든 뭐라고 부르든 좋은 환경이다.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고 1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태도가 바뀌진 않았다. 요리스는 매우 프로페셔널하다. 다른 골키퍼들도 요리스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재 토트넘과 계약 끝자락에 있다. 마지막 시즌이다. 난 요리스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을 거로 확신하지만 특별하게 집중하고 있진 않다. 재계약이든 팀을 떠나든 내 결정이 아니다. 요리스와 토트넘의 결정이다. 내겐 그런 권한이 없다. 원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팀을 떠나는 요리스에게 11년 동안 하이라이트를 보여줬다. 요리스는 “여기에서 내 여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자부심이다. 내가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팀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매 시즌을 니자면서 팀, 구단, 스태프, 직원들과 정말 좋은 추억을 쌓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씩 팀으로써 발전했다. 나도 그 일원 중 한 명이었다. 많은 시간 동안 토트넘 주장으로 구단, 스태프, 감독, 선수들과 유대 관계를 쌓았다”라면서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도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부터 이 구단의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정말 자랑스러웠던 순간들”이라며 토트넘에서 뛰었던 날들을 돌이켜봤다.
토트넘은 수많은 선방 중, 위대했던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여정을 요리스에게 틀어줬다. 맨체스터 시티와 치열했던 8강전에서 나왔던 세르히오 아구에로 페널티 킥 선방도 그 중 하나였다.
요리스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페널티 킥 선방을 본 이후 “팀과 별개로 개인적으론 기본이 있었다. 하지만 늘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토트넘에 헌신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난 모든 걸 바치고 헌신했다. 팬들도 언제나 내 앞에 있었다. 이제 차분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난 항상 토트넘의 일원일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선수들 대부분은 팀을 떠났다. 당시 선발 멤버는 원톱 해리 케인에 2선엔 손흥민, 에릭센, 알리였다. 3선은 해리 윙크스, 무사 시소코였고, 포백은 대니 로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키어런 트리피어였다. 골키퍼는 요리스였다.
올해 여름 우승 실패에도 끝까지 토트넘에 뛰었던 해리 케인까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플랜에서 제외됐던 요리스까지 공식적으로 새 둥지를 찾아 팀을 떠나면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선발 멤버 중 손흥민만 남게 됐다.
손흥민은 요리스 주장 완장을 이어 받아 토트넘 팀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반기 초반 프리미어리그 10경기 무패와 선두 경쟁에 날개를 달았다.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 더 벤 등 팀 핵심 선수들이 이탈해 100% 조직력이 아닐때도 전방에서 팀을 이끌고 헌신하고 있다.
팀이 집중력을 잃으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와 9번 자리를 번갈아 뛰고 있어도 압도적인 골 결정력과 헌신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19경기 11골을 넣고 맹활약 중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벤치 멤버까지 포함하면 벤 데이비스, 에릭 다이어까지 총 3명 팀에 남았다. 하지만 다이어는 사실상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외면하는 선수라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 혹은 여름에 떠날 가능성이 높다. 다이어가 빠진다는 가정 하에 토트넘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던 멤버는 총 두 명이다.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는 유럽 베테랑 선수들에게 관심이다. 과거에도 데이비드 베컴, 스티븐 제라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이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역대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 이적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요리스가 뛰게 될 LA FC는 유벤투스에서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영입하기도 했다. 2022년엔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가레스 베일을 데려와 정규리그와 MLS컵 통합 우승 쾌거를 맛보기도 했다.
이후 올해 여름,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멕시코 팀 클루브 레온에 1,2차전 모두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MLS컵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해 결승전까지 밟았는데 콜럼버스에 1-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했지만 올해엔 모두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 ‘굿바이’ 요리스, 유럽에서 주요 업적
– UEFA 프랑스 U-19 우승
– 프랑스 슈퍼컵 2회 우승
– UEFA 챔피언스리그 9번 참가(올림피크 리옹 4회, 토트넘 5회)
– 토트넘 최초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 UEFA 유로파리그 6번 참가
– UEFA 네이션스컵 우승
– 러시아 월드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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