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아스날 FC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가 친정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아스날은 29일 오전 5시 15분(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아스날은 12승 4무 3패 승점 40점으로 2위에 머물렀다.
만약 웨스트햄을 잡았더라면 1위 리버풀 FC(승점 42점)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기에 더 아쉬운 결과다. 아스날은 12월에 열린 EPL 6경기에서 3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은 전반전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전반 13분 웨스트햄 왼쪽 풀백 에메르송 팔미에리의 크로스를 아스날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재러드 보웬의 어시스트를 받은 토마스 소우첵이 선취골을 터트렸다.
후반 10분 아스날은 추가골을 헌납했다. 코너킥에서 제임스 워드-프라우스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다. 웨스트햄 수비수 날콘스탄티노 마브로파노스는 앞쪽으로 끊어 들어가면서 헤딩으로 크로스를 돌려놓았고, 헤더슛은 골대를 맞고 골망을 갈랐다.
추가 실점 이후 아스날은 가브리엘 제주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부카요 사카 등을 앞세워 만회골을 노렸지만, 번번이 알퐁스 아레올라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슈팅이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아스날은 0-2로 웨스트햄에 패배했다.
아스날과 웨스트햄 경기는 ’라이스 더비’라고도 불린다. 아스날 미드필더 라이스는 지난 시즌까지 웨스트햄에서만 활약했다. 라이스는 첼시 FC를 거쳐 웨스트햄 유소년 팀에서 활약한 뒤 2017년 1군에 콜업됐다. 이후 2023년 6월까지 웨스트햄에서 6시즌을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스는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다. 1억 500파운드(약 172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선수 역사상 최대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아스날이 라이스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라이스는 아스날의 기대에 부응했다.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 나서 3득점 1도움을 기록 중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 모두 나서 1도움으로 팀이 B조 1위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FA 커뮤니티실드도 우승하며 이적 후 곧바로 트로피를 따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아스날에 큰 힘을 보탰다. 라이스는 전진성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직접 자신이 볼을 운반하며 전진 패스를 넣어주거나 드리블로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아스날은 라이스 덕분에 후방 빌드업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라이스가 유독 만나면 힘을 못쓰는 구단이 있다. 바로 친정팀 웨스트햄이다. 2023-2024시즌 아스날은 웨스트햄을 두 번 상대했다. 지난달 2일 웨스트햄과 카라바오컵 16강전을 가졌다. 이 경기에서 아스날은 1-3으로 패배했다.
아스날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컵대회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라이스를 후반전에 교체 투입했지만, 라이스는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유럽 통계 전문사이트 ‘소파스코어’는 라이스에게 평소보다 낮은 평점인 6.7점을 부여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라이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협적인 슈팅 1개, 키패스 2개를 올렸지만, 후반전 추가시간 웨스트햄 에메르송에게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다행히 키커로 나선 사이드 벤라마가 실축하며 실점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이 출전한 웨스트햄과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는 굴욕을 맛봤다. ’TNT 스포츠’는 경기가 끝난 뒤 ”라이스는 웨스트햄과 두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는 게시물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팬들은 ”웨스트햄은 그가 없어도 여전히 잘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친정팀에 압도당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친정팀을 여전히 사랑하는 라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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