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네오스 그룹 결정이 아니라면 텐 하흐 감독 미래를 결정할 수 없었다. 이네오스 그룹은 올시즌 경기력과 문제점을 총괄적으로 평가한 이후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수 있을지 결정하려고 한다.” (영국 매체)
에릭 텐 하흐 감독 미래가 새로운 구단주(짐 랫클리프) 손에 달렸다. 짐 랫클리프가 글레이저 가문에 25% 구단 소유권을 받았지만 스포츠 운영권은 전부 넘겨 받았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27일(한국시간) “랫클리프와 글레이저 가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계약 내용이 공개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과정에서 이네오스(랫클리프 소유 기업)와 협의하지 않고선 텐 하흐 감독 경질 혹은 영입 작업을 할 수 없었다”라고 알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리스마스였던 2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네오스(INEOS) 그룹의 랫클리프 회장이 글레이저 가문이 소유한 클래스B 지분 25%를 취득했다. 이 금액은 12억 파운드(약 1조 9,860억 원)에 달하며 향후 클래스A 주식 25%도 매입하는 데도 글레이저 가문과 합의했다. 이를 통해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26파운드(약 4만 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성명처럼 랫클리프는 구단 29% 지분을 가지게 됐다. 글레이저 가문은 랫클리프에게 지분을 넘겨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분 49%를 소유하게 됐다.
클래스A, 클래스B 주주 지분에 퍼센테이지는 달라 일단은 글레이저 가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랫클리프의 완벽한 인수라고 보긴 어렵지만, 스포츠 부문에선 이네오스 그룹이 100% 통제권을 가진다.
‘텔레그래프’는 “글레이저 가문은 랫클리프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포츠 운영 전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이네오스 그룹 결정이 아니라면 텐 하흐 감독 미래와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 선수 영입과 방출을 할 수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이네오스 그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 개편부터 올드트래포드 리모델링까지 대대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이후 최우선 순위로 진행할 작업이다. 여기에 우선 순위로 돈이 투자되는 상황이라 최소 3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글레이저 가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이후 1억 5000만 파운드(약 2472억 원) 배당금을 지급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계약에 따르면 3년 동안은 배당금을 받을 수 없다. 이 부분은 새로운 구단주 랫클리프와 합의된 부분이라 글레이저 가문에게 당분간 지출될 돈은 없어진다.
랫클리프는 올드 트래포드 리모델링과 증축에 2억 3700만 파운드(약 3906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부대 시설을 바꾸고 보수하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다는 걸 알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이후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스포츠 디렉터(단장)을 선임하고 싶지만 섣부르게 결정하진 않을 생각이다. 다만 이네오스 그룹에서 일하고 있는 장-클로드 블랑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에 앉혀 새로운 시대의 신호탄을 쏘려고 한다.
랫클리프는 향후 점진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완전 인수를 그리고 있다. 공개된 계약 조건에 따르면, 이네오스는 글레이저 가문에게 18개월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완전 매각 협상을 해야할 수도 있다. 글레이저 가문이 클래스B 주식을 더 매각하기로 결정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텐 하흐 감독이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하고 있지만, 2023-24시즌에 경질할 가능성은 떨어졌다. 이네오스 그룹은 올시즌 경기력과 문제점을 총괄적으로 평가한 이후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수 있을지 결정하려고 한다.
텐 하흐 감독과 구체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다만 텐 하흐 감독은 애스턴 빌라전이 끝난 이후 “우리는 긍정적이다. 구단 인수 과정에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 받았다. 정말 좋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걸 기다리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랫클리프 소유 기업 이네오스는 세계 석유화학회사 8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미 OGC니스(프랑스), 로잔FC(스위스), 라싱 클루브 아비디안(코트디부아르) 등 축구 구단을 포함해 럭비팀 올블랙(뉴질랜드), 포뮬러1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가지고 있다.
랫클리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 이후 “맨체스터의 로컬 보이이자 평생 서포터인 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운영권을 가질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겠다. 우리 스포츠그룹의 글로벌한 전문성과 지식을 앞세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더 큰 발전을 도모하겠다. 구단의 잠재력은 여전하다. 또, 올드 트래포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자금도 지원하겠다”며 “우리의 야망은 분명하다. 우리 모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유럽 더 나아가 세계 축구 정상에 오르는 걸 다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네오스 그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를 만났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가르나초 등이 위협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전반 14분 경 애스턴 빌라 골망을 조준하며 선제골 의지를 불태웠다.
전반 21분 애스턴 빌라에게 프리킥을 허용했는데 허술한 수비를 보였다. 맥긴이 다소 먼 거리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스 안에 볼을 붙였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 중 단 한 명도 걷어내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박스 안에서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장면이었다. 오나나 골키퍼도 바로 옆으로 바운드된 볼을 막을 수 없었다. 5분 뒤에 또 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도 세트피스에서 떨어진 집중력이었다. 애스턴 빌라에 주어진 코너킥에서 반대로 크게 돌아 뛰는 랑글레 동선을 파악하지 못했다. 랑글레는 프리 헤더에 가깝게 슈팅했고 덴돈커가 여유롭게 밀어 넣어 추가골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45분 만회골에 총력을 다했는데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전 기록 면에선 나쁘지 않았다. 슈팅 7개 중에 3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프리킥은 5번을 시도했고 코너킥은 한 번이었다. 오프사이드가 6번이나 선언되면서 공격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투했다. 위협적인 공격도 20번이었다.
후반전에 추격 불씨를 살릴 뻔 했다. 후반 4분 가르나초가 애스턴 빌라 골망을 뒤흔들었다. 측면에서 빠르게 역습해 애스턴 빌라 압박을 풀어 냈고 래시포드가 가르나초에게 볼을 전달했다. 가르나초는 애스턴 빌라 골문 빈틈을 정확하게 조준해 득점했는데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4분 벌어진 애스턴 빌라 틈을 공략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래시포드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전달했다. 래시포드는 측면에서 쇄도하는 가르나초를 봤다. 가르나초는 래시포드 패스를 방향만 툭 바꿔 애스턴 빌라 골망을 뒤흔들었다.
만회골 이후 더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전반에 두 골을 성공했던 애스턴 빌라도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직선적인 공격 패턴이었지만 날카로운 슈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몇 차례 위기에서 탈출한 뒤에 높은 볼 점유율로 주도권을 가져가려고 했다.
후반 26분 가르나초의 한 방이 또 빛났다. 가르나초는 2선에서 볼을 잡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습을 이끌었고 측면으로 볼을 뿌렸다. 이후 자신에게 온 볼을 과감한 슈팅해 득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텐 하흐 감독은 동점골이 터지자 뛸 듯이 기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존 디펜스에 최대한 집중하면서 애스턴 빌라 볼 흐름을 끊는데 힘을 쏟았다. 완-비사카는 몸을 던지며 애스턴 빌라 빌드업을 방해했다. 애스턴 빌라는 볼 소유권을 지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영에 볼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애스턴 빌라 실수를 유도해 스로인을 얻어 공격권을 가져왔다.
후반 36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랐던 역전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호일룬이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애스턴 빌라 맥긴 발에 맞고 볼이 튀었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과감한 하프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며 스코어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가르나초는 경기 후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We are Manchester United).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We never give up)”라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에 관해 말했다. 오늘 호일룬이 득점해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올해 여름 옵션 포함 7200만 파운드(약 1185억 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 유니폼을 입었던 호일룬은 1027분 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감격스런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기록한 뒤에 “난 세상에서 정말 행복한 사람”라고 말했다. 텐 하흐 감독도 경기 후 “호일룬은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가장 수준 높은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5골을 넣은 선수다. 어떤 수준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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