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며 경기 전 인터뷰를 시작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산타클로스의 중주국이 핀란드라는 걸 아는가”라고 유쾌하게 웃으며 재킷을 살짝 벌렸다.
재킷 안에는 산타클로스 모양의 유니폼이 있었다.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에서 온 틸리카이넨은 한국에서 맞이한 세 번째 크리스마스에도 웃었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홈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0(28-26 25-18 25-22)으로 눌렀다.
2021년 5월 대한항공 사령탑으로 부임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년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에 한국전력을 3-1로 꺾었고,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우리카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눈사람이 그려진 ‘무난한 복장’으로 경기를 치른 틸리카이넨 감독은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개성 넘치는 복장’을 입고 코트 위에 섰다.
경기 전 다소 쑥스러워했던 틸리카이넨 감독은 ‘크리스마스이브 포함, 성탄절 3년 연속 승리’를 거둔 뒤에는 조금 과감해졌다.
그는 “배구도 팬들께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이런 날에는 이 정도 복장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팬들을 웃게 했다면 성공”이라고 웃었다.
이어 “핀란드 가족도 대한항공 경기를 챙겨본다. 오늘 내 모습도 봤을 것”이라며 “핀란드의 산타가 내 모습을 봤다면 ‘내 흉내는 그만두라’고 했을 것 같다. 내가 예능적인 기질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우울한 성탄절을 보냈다.
OK금융그룹은 6연패 늪에 빠졌고, 3라운드 전패(6패)의 수모도 당했다.
오기노 감독은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4∼6라운드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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