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구보 다케후사(22, 레알 소시에다드)가 아시아 최고 몸값을 자랑했다. ‘카이저(황제)’ 김민재(26,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몸값이었다.
유럽축구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23일(한국시간) 12월 선수별 시장 가치를 업데이트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던 ‘포스트 지네딘 지단’ 주드 벨링엄이 최고 몸값을 자랑한 가운데 아시아 선수들 시장 가치가 눈길을 끌었다.
12월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은 구보와 김민재였다. 두 선수는 6000만 유로(약 861억 원)를 형성하며 아시아 최고 시장 가치를 자랑했다.
구보는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 절친으로 축구 팬들에게 유명하다. 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고,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성장했다. 매번 월반으로 팀 미래를 책임지고 있었기에 스페인 현지에서도 큰 관심이었다.
프로 무대를 준비하던 중 구보에겐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가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프로를 향한 꿈이 막힐 위기에 처하자 자유계약대상자(FA)로 일본에 돌아왔다. FC도쿄를 거쳐 요코하마 마리너스 프로 무대를 밟으며 1군 선수들과 경쟁한 구보는 2019년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2군)에 입단해 유럽으로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 팀 임대를 다녔는데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이강인도 마요르카 이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두 선수가 동시에 뛰는 일은 생각보다 적었지만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의의 경쟁과 필드 위의 우정을 쌓아 나갔다.
2022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간 이후 레알 소시에다드에 완전 이적하면서 이강인과 짧은 만남을 뒤로했다.
구보는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경기에 출전해 팀 내 주전급 선수로 인정 받았다. 9골 7도움이란 준수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7경기 출전으로 유럽대항전도 누볐다. 유로파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를 만났다. 유로파리그 여정은 16강에서 멈췄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구보는 지난 10월 생애 첫 프리메라리가 이달의 선수상을 손에 쥐었다. 세계 최고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와 ‘포스트 지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을 넘고 탄 상이라 값어치가 크다.
두 선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격돌하게 됐다. 이강인과 구보는 16강 대진이 결정되자마자 ‘절친 케미’를 보였다. 구보가 먼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리 생제르맹-레알 소시에다드 대진을 올리면서 이강인을 언급했고, 이강인도 똑같이 대응하며 축구 팬들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에서도 두 선수 맞대결을 주목했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구보와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난다”고 전했고, ‘스포치니 아넥스’는 “마요르카 시절 동료였던 이강인과 구보가 16강에서 재회한다”라고 주목했다.
구보의 몸값은 지난 10월 5000만 유로(약 717억 원)였는데 두 달 만에 1000만 유로(약 143억 원)를 뛰었다. 김민재는 10월 6000만 유로(약 850억 원)로 아시아 최고 몸값을 자랑했지만 이번에는 상승없이 6000만 유로에 머물렀다.
최근 부상에 신음했지만, 브라이튼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토마 가오루 몸값도 흥미로웠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과 같은 시장가치(5000만 유로)를 유지했다. 아시아 전체 시장 가치로 따지면 구보, 김민재에 이어 공동 3위에 올랐다.
5위는 도미야스 다케히로였다. 중앙 수비와 좌우 풀백이 가능하며 아스널 이적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3000만 유로(약 430억 원)으로 아시아 수비수 부문에선 김민재 다음으로 높은 몸값이었다.
황희찬, 이강인, 이토 히로키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2200만 유로(약 316억 원)를 기록했다. 황희찬은 10월보다 몸값이 소폭 상승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최근에 황희찬에겐 겹경사가 있었다. 울버햄튼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시즌 현재까지 울버햄튼 최다 득점자 황희찬이 2028년까지 재계약을 확정했다. 우리 팀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는 2021년 울버햄튼 임대로 첫 발을 디뎠고, 현재 게리 오닐 감독 아래에서 9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황희찬은 이번 계약으로 2028년까지 울버햄튼에서 뛸 수 있게 됐고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대형 재계약을 체결했고,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수령하게 된다”라고 알렸다.
황희찬은 5년 재계약 직전까지 울버햄튼에서 주급 3만 파운드(약 4900만 원)를 받고 있었다. 팀 내 최고 주급은 파블로 사라비아(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만큼, 9만 파운드까지 인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황희찬은 직접 재계약 소감을 말했다. 울버햄튼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울버햄튼에 더 머물 수 있어 행복하다. 팀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울버햄튼에서 삶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재계약에 만족하지 않고 신뢰에 보답할 각오다.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난 팀에 더 많은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 선수들과 큰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최근에 커리어 하이 수준의 상승세는 어떻게 생각할까. 황희찬은 “현재가지 9골에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나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다. 내 목표는 팀을 위해 뛰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동료들은 내 좋은 친구이자 형제들이다. 우린 서로를 위해 경기장에서 뛴다. 할 수 있다면 한국 문화도 더 소개하고 싶다.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영어를 더 배워야 한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라고 답했다.
끝으로 “재계약에 너무 행복하다. 나의 팀, 팬, 가족들을 위해 뛸 것이다. 이적 후 좋은 출발에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내 꿈이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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