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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고’ 김하성 키운 1517승 명장, 이정후에 반했다…또 ‘亞 최고’로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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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AP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모든 경우에서 이정후는 1번타자였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벌써 이정후(25) 활용법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22일(한국시간) ‘이정후가 2024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그리고 그 이후에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임무를 맡을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멜빈 감독의 취임 첫 시즌 구상을 보도했다. 

멜빈 감독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키운 지도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멜빈 감독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김하성이 주축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한 기회를 제공했다. 

김하성은 2021년 데뷔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OPS 0.622에 그쳐 ‘주전’보다는 벤치 멤버의 이미지가 강했다. 한국에서는 3할 타율에 30홈런도 쳤던 타자였기에 미국 언론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수비는 매우 안정적이었다. 유격수와 3루수, 2루수까지 어느 포지션에 내보내도 안정감이 있었다. 타격이 흔들릴 때도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수비였다. 

멜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2년 샌디에이고에 찾아온 악재가 김하성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됐다.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손목 부상으로 개막을 앞두고 이탈하더니 금지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때 대체자로 찾아온 기회를 잡은 게 김하성이었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안정적인 수비를 믿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줬고, 김하성은 출전 시간이 늘수록 방망이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렇게 지난해 150경기, 올해 152경기에 뛰면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는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를 기록하면서 본인의 장점을 충분히 어필했다. 

멜빈 감독은 올 시즌 막바지 김하성이 20홈런-20도루에 도전할 때 “수비부터 공격, 주루까지 김하성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은 정말 좋은 무언가의 시작이다. 올스타가 되기 직전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김하성은 충분히 2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사실 메이저리그는 아시아 선수, 특히 아시아 내야수를 향한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다. 한마디로 편견이 존재한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이 올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이 그런 편견을 스스로 깰 수 있도록 꾸준히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김하성에게 은인이라면 은인이다. 

김하성은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야구 커뮤니티 전체와 어린 소년들은 나를 지켜보고 있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성과지만, 아시아에서 야구를 하는 소년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또 내야수로도 충분히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그게 더 행복할 것 같다. 왜냐하면 아시아인 내야수는 빅리그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그런 의심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게 내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사명감을 말하기도 했다.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에서 2시즌을 매듭 짓고 올겨울 같은 지구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으로 새로 취임했다. 멜빈 감독은 올해도 또 다른 한국인 선수인 이정후와 인연을 이어 간다. 이정후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2억원)에 계약했다. 지금까지는 이정후가 멜빈 감독이 받은 가장 비싼 취임 선물이다.

▲ 김하성
▲ 김하성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 ⓒ연합뉴스

디애슬레틱은 멜빈 감독이라면 또 한번 이정후라는 아시아 야구 스타를 빅리그 정상급 선수로 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매체는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2시즌 동안 김하성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김하성은 이정후와 키움 히어로즈 시절 동료이자 절친이다. 김하성은 25살이었던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루키 시즌을 보낼 때 117경기를 뛰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멜빈 감독과 함께한 최근 2시즌 동안 기량을 꽃피웠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김하성은 2022년 150경기를 뛰었고, 올해는 152경기를 뛰면서 b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8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선수 전체 8위에 올랐다’며 이정후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리드오프이자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고자 한다. 그는 “팀이 이정후를 영입한 뒤 몇 가지 라인업을 구상해봤다. 모든 경우에서 이정후는 1번타자였다. 1번타자 기용은 이정후가 편하게 느끼는 일이고, 예전에 해봤던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멜빈 감독은 개인 사정으로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미 좋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에 페이스타임을 했다. 이정후는 개성이 넘치는 선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원이 되는 것을 기뻐하고 있다. 그점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우리 선수들도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그가 원했던 팀이고, 그가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정후는 검은색과 오렌지색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선수다. 이정후가 우리 팀에 와서 정말 기쁘다. 오프시즌이 시작되고 얼마 안 지나서 이정후는 파르한 자이디 사장이 정말 원하는 선수라는 얘기를 했었다”고 덧붙이며 구단의 취임 선물을 기꺼이 잘 활용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을 기록했다. 국내타자 역대 1위 성적이다. 골든글러브를 5차례(2018~2022년) 수상했고, KBO 신인상(2017년)을 받았다. 마지막 풀타임 시즌인 2022년에는 MVP를 차지하는 등 한국에서는 이미 정점을 찍은 선수다. 

멜빈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2007년 시애틀 매리너스, 2012년과 2018년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지난 20년 동안 통산 1517승1425패를 기록했다. 멜빈 감독과 이정후의 동행은 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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