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LA 에인절스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수상한 블레이크 스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MLB 네트워크’ 존 모로시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는 최근 스넬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에인절스는 스토브리그에서 FA 최대어였던 오타니 쇼헤이를 잔류시키지 못했다. 오타니는 2018년부터 6년 동안 에인절스에서 활약한 뒤 이번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붙잡기 위해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안했으나, 오타니는 이를 거절하고 10년 7억 달러(약 909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연히 에인절스는 큰 전력 손실을 입었다. 아무리 오타니가 지난 9월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내년 시즌 투수로 등판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2025시즌부터는 다시 투·타 겸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에인절스 입장에서 오타니의 이탈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오타니가 있을 때도 에인절스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따라서 내년 시즌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선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인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에인절스는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스넬을 영입해 오타니가 빠진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고자 한다. 스넬은 2021년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후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2경기에 나서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또한 스넬은 2023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손에 넣었다.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던 시절 스넬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수상한 바 있어 역대 7번째로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모두 수상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스넬은 FA 자격을 얻었고, 샌디에이고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며 FA 시장에 나섰다.
그러나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스넬은 FA 시장에 주목 받지 못했다. 이유는 바로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때문이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입성을 눈앞에 뒀다. 현재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한 팀은 31세의 스넬이 아니라 25세의 야마모토 영입을 선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인절스는 스넬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MLB.com’은 ”스넬이 야마모토를 놓친 팀의 대체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넬이 FA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에인절스는 야마모토를 영입할만한 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그들이 원한다면 스넬 영입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같이 야마모토를 기다리며 스넬을 대체자로 노리는 팀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다저스에 빼앗긴 후 반전을 노리고 있으며 스넬과 계약은 구단의 좋은 첫 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스넬이 에인절스에 합류한다면 선발 로테이션의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23번의 선발 등판에서 혼자 10승을 기록했지만,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5명의 투수(리드 디트머스, 패트릭 산도발, 타일러 앤더슨, 체이스 실세스, 그리핀 캐닝)는 28승에 그쳤다.
다만, 스넬이 에인절스 이적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스넬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심지어 에인절스는 최근 10년 동안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과연 에인절스가 스넬에게 붉은 유니폼을 입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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