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 원정에서 참사를 피했다. 일방적인 리버풀의 파상 공세를 무실점으로 버텨내는 힘을 과시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를 펼쳤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양팀이 득점없이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리버풀은 11승 5무 1패 승점 38점을 기록해 선두 아스널(승점 39)을 넘지 못하고 2위를 유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9승 1무 7패 승점 28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우려하던 참사는 펼쳐지지 않았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행보는 극과 극이었다. 리버풀은 리그에서 단 한 번의 패배가 말해주듯 순조로운 질주를 이어왔다. 반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무승부 없이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리버풀 원정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전(0-3 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전(0-1)의 연이은 패배로 걱정을 안겼다.
오죽하면 지난 시즌 7-0의 기록적인 스코어가 다시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시선까지 있었다. 리버풀은 지난 3월 홈에서 펼쳐진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홈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7골을 퍼부은 바 있다. 당시 후반에만 6골을 터뜨리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차를 제대로 보여줬다.
당시 골을 넣어봤던 코디 학포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멋진 경기를 잘 기억하고 있다. 그 스코어를 다시 보고 싶다기보다 이번에도 그만큼 경기를 지배하고 싶다. 7-0 경기를 다시 반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이를 비롯해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자신감이 넘칠 만하다. 최근 전적에서 꽤 큰 점수차로 이긴 적이 잦았다. 2011년 5월에는 4-2로, 2022년 4월에도 4-0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렸다. 이번에도 대승을 기대할 정도로 분위기 차이가 극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력과 페이스의 열세와 함께 에이스인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리버풀 원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핵심 수비수인 해리 매과이어가 선발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어서 더욱 암울한 상태였다.
여기에 불안한 행보로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됐다. 그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들이 라이벌전 패배로 목숨이 흔들렸다는 점을 봤을 때 이번 리버풀 원정은 텐 하흐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계속 지도할 수 있을지 갈림길로 보였다.
자신감을 내비친 리버풀은 베스트로 임했다.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알리송 베케르,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 버질 반 다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엔도 와타루, 도미니크 소보슬라이, 루이스 디아스, 다르윈 누녜스, 모하메드 살라를 내세웠다.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안드레 오나나, 지오구 달로, 조니 에반스, 라파엘 바란, 루크 쇼, 코비 마이누, 소피앙 암라바트, 안토니, 스콧 맥토미니, 알레하드로 가르나초, 라스무스 호일룬의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일방적이었다. 90분 통틀어 슈팅수 34대6, 볼 점유율 69%대31%, 코너킥수 12대0 등 여러 지표에서 리버풀이 압도했다. 이런 기록의 차이는 전반부터 극명하게 펼쳐졌다. 리버풀은 공격에 힘을 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수비에 집중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누녜스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소보슬라이, 살라의 슈팅이 계속됐다. 리버풀은 수비수인 반 다이크와 코나테가 전반 중반에 슈팅 시도에 가세할 만큼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때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에도 양상은 같았다. 리버풀이 공격에 매진하던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간헐적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1분 호일룬이 맥토미니의 패스를 받아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모두 알리송 골키퍼에게 막힌 게 뼈아팠다. 이후 다시 수비에 힘을 흘렸고, 오나나 골키퍼의 선방이 자주 연출됐다.
리버풀이 주도한 경기였기에 갈수록 답답함을 표현했다. 막바지로 흐를수록 긴장감이 커졌고, 종료 직전 달로가 강력한 항의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적 열세에 놓였으나 남은 시간이 짧았기에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 평점은 오나나 골키퍼에게 돌아갔다. 축구 통계 전문 ‘소파스코어’는 8개의 선방을 펼치며 무실점을 이끌어낸 오나나 골키퍼에게 8.8점의 최고 평점을 부여했다. 양팀 통틀어 최고는 알렉산더-아놀드로 9.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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