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구연 총재님이 어느 시상식에서 하신 말씀이…”
15일 만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25,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정후가 1억달러대 계약을 따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정후는 은퇴할 때까지 KBO리그에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연착륙해 롱런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KBO리그는 제2, 제3의 이정후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팬그래프는 지난달 말 향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젊은 피들이 문동주와 김서현(한화 이글스), 김민석(롯데 자이언츠), 이의리(KIA 타이거즈) 등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별개로 현장에서 걱정이 쏟아진다. 그 이후 세대로 KBO리그의 경쟁력이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홍원기 감독은 “허구연 총재님이 어느 시상식에서 하신 말씀이 와 닿았다. KBO리그가 20~30년 뒤에도 지금처럼 유지될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단순히 눈 앞의 이해 타산을 얘기한 게 아니다. 이대로 가면 한국스포츠 전체가 무너질 위기라고 걱정했다.
그나마 야구, 축구 등 국내 최고인기 스포츠의 경우 유망주 인프라, 육성 시스템이 괜찮다. 그러나 비인기종목에선 이미 풀뿌리 스포츠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농구, 배구 쪽에선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최근 OECD는 50년 뒤 한국인구의 절반이 60대 이상이며,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인구도 300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스포츠산업에도 악재다. 야구도 타격을 받게 돼 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언젠가 야구를 할 사람이 사라질 수도 있다. 실제 허구연 총재는 지난달 말 KBO 시상식에서 30~50년 이후 KBO리그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KBO 차원에서 티볼 사업 등 풀뿌리 야구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한국사회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야구할 아이들이 별로 없다.” 홍원기 감독도 그런 고민을 했다. 이미 청소년들이 힘든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사회 자체가 그렇게 돌아가니 강요도 못한다는 현실을 이해했다. 프로구단 감독이기 이전에 야구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다. 야구인, 체육인 모두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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