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랬듯 두려움 없을 것…팀에 먼저 다가가는 유머 필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아직 어리기 때문에 실패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조언했다.
이종범은 “이곳 구장에 들어서면서 팀 이름(자이언츠) 그대로 엄청난 거대함을 느꼈다”며 “큰 무대에서, 이런 필드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정후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후가 나이가 어리고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스프링캠프 등 남은 기간 준비 잘하고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를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범은 “실패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정후 나이 때 두려움이 없었다”며 “정후도 나랑 똑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종범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했다.
이어 “상대의 신체조건 등에 엄청나게 압도당하겠지만 가진 실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
이종범은 또 “장기 계약을 했기 때문에 처음 1년은 무조건 적응하는데 투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실력은 둘째 치고 팀에 먼저 다가가서 얘기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성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가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이종범이 수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정후를 메이저리그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회자가 되고 있다.
이종범은 “당시에는 이정후가 프로에서 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파워가 없었기 때문에 잘 맞히기만 하는 줄 알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이후 몸을 키우고 2022년에 23개의 홈런을 치는 것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계약 체결에 대해서는 “다들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아시아 타자로서 좋은 계약을 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나 모든 선수에게 꿈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계획 중인 이종범은 “(자이언츠) 사장이나 단장과 얘기를 해보고 할 수 있으면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팀도 알아볼 계획”이라며 “정후한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폐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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