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입단 합의’ 이정후, 키움에 남길 보상금 247억원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문 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입단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이정후(25)는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에도 큰 선물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
MLB 사정에 밝은 미국 현지 소식통은 13일(한국시간) 일제히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484억원)에 입단 합의했다”고 전했다.
KBO리그에서 7년 차 시즌을 보내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 자격을 얻은 이정후를 영입하는 MLB 구단은 원소속팀 키움에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상금 규모는 이정후의 계약 총액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산출한 총액 1억1천300만 달러에 대한 보상액은 1천882만5천 달러(약 247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떠나며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에 남긴 2천573만7737.33달러(약 338억원)에 이어 한국인 선수 포스팅 보상금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야수 가운데는 최고액이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히어로즈’에 수많은 기쁨을 남긴 선수다.
7시즌 통산 타율 0.340, 1천181안타, 515타점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이정후의 가치를 다 담을 수 없다.
빠른 속도로 팀의 구심점이 돼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KBO리그 최고의 스타로 성장해 마케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비록 우승 트로피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2022년에는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이정후 역시 구단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2022년 타격 5관왕을 차지하고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뒤 “히어로즈 구단이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없던 내가 여기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정후는 거액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난다.
올해 4월 공개된 서울히어로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히어로즈의 2022년 선수활동비는 247억4200만원이었다.
키움 구단이 샌프란시스코 구단으로부터 이정후 영입 보상금 247억원을 받는다면, 1년 치 선수단 예산이 고스란히 생기는 셈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보상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걸 떠나서 이정후 선수가 인정받았다는 게 기쁘고 고맙다”면서 “우리 구단뿐만 아니라 KBO리그가 인정받은 것이다.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빅리거 사관학교’ 키움이 이제까지 MLB 포스팅 보상금으로 받은 누적액은 4천220만2천15달러(약 554억원)에 이른다.
2014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강정호가 보상금 400만2천15달러(약 66억원)를 남겼고, 이듬해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해 1천285만 달러(약 159억원)의 보상금을 선사했다.
2020년에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552만5천 달러(약 69억원)의 보상금을 기록했다.
키움 구단이 이정후 보상금을 어떤 방식으로 수령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MLB 구단과 계약 내용에 따라 한 번에 들어올지, 분할해서 받을지 정한다.
고 단장은 “과거 우리 구단에서 나갔던 선수는 두 번으로 나눠서 들어온 거로 알고 있다. 이정후 선수는 계약 내용을 확인해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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