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천재타자’ 이정후(25)가 마침내 ‘잭팟’을 터뜨렸다. 일본 국가대표 4번타자보다 더 많이 받는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1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정후는 4년을 뛰고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초대박’이 아닐 수 없다. 1억 1300만 달러는 한화로 약 1484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지 언론의 예상도 가뿐히 뛰어 넘었다. 그동안 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들은 이정후의 계약 기간과 몸값에 대해 예상을 내놨는데 미국 ‘ESPN’은 5년 6300만 달러, ‘디 애슬래틱’은 4년 5600만 달러,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5년 5000만 달러를 각각 점쳤으며 ‘CBS스포츠’가 5년 9000만 달러를 예상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역시 1억 달러를 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이정후의 몸값 바로미터로 여겨진 일본인 좌타자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의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시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약 118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요시다는 ’56홈런의 사나이’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부진하자 일약 4번타자 자리를 꿰차며 타율 .409 2홈런 13타점으로 맹활약, WBC 단일 대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첫 선을 보인 요시다는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289, 출루율 .338, 장타율 .445, OPS .783에 15홈런 72타점 8도루를 남겼다. 데뷔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요시다처럼 좌타자이고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비교되는 이정후는 요시다보다 나이가 5살이 어리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정후가 1억 달러를 훌쩍 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한마디로 ‘초대박’이 터진 것이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의 영입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의 홈 최종전에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정도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실제로 ‘이도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비록 같은 지구의 라이벌인 LA 다저스에 오타니를 빼앗겼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정도로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결국 오타니 영입전에서 패한 샌프란시스코는 전력보강 1순위 포지션으로 꼽혔던 중견수 영입에 나섰고 이정후를 낙점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FA 시장에 나온 중견수 최대어는 코디 벨린저가 꼽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생각은 달랐다. 벨린저는 올해 시카고 컵스에서 뛰면서 타율 .307 26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으나 1년 전만 해도 부침에 시달리던 선수였다. 또한 중견수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1억 달러는 물론 그 이상의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정후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은 이정후였다.
역시 이정후는 이정후였다. 역대 KBO 리그 선수의 포스팅 최고액 계약 신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아시아 타자 최고액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지난 해 타율 .349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하고 2년 연속 타격왕과 생애 첫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쥔 이정후는 올해 발목 부상 여파로 타율 .318 6홈런 45타점을 남기는데 만족했으나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정후가 지닌 가치를 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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