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저스가 야구를 망쳤어.”
LA 다저스가 12일(이하 한국시각) 다시 한번 전 세계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오타니 쇼헤이와의 FA 10년 7억달러 계약을 공식 발표했지만, 정작 알맹이는 빠졌다. 디 어슬레틱은 이날 다저스가 ‘디퍼’ 조항(지불 유예)을 활용해 무려 6억8000만달러(약 8928억원)를 오타니와의 계약기간 이후에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오타니와 다저스의 FA 계약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다. 이 기간에 오타니가 지급받는 돈은 단 2000만달러다. 즉, 앞으로 10년간 오타니 연봉이 고작 200만달러라는 얘기다. ESPN 제프 파산은 자신의 X를 통해 오타니가 내년에 200만달러를 받으면 다저스에서도 연봉이 무려 17위라고 했다.
오타니는 2034년부터 2043년까지 6억8000만달러를 받는데, 심지어 무이자로 계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약 보도 직후에는 오타니의 ‘배려’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다저스의 꼼수다. 그것도 역대급으로.
오타니의 연봉으로 200만달러만 부담하면 되니 페이롤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사치세를 내더라도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에는 아직 디퍼 조항 관련 디테일한 제재 기준은 없다. 다저스가 절묘하게 빈틈을 파고 들었다고 봐야 한다.
오타니와 다저스 팬들이야 열광하지만, 과연 대다수 메이저리그 팬이 그렇게 생각할까. 파산이 오타니의 내년 팀 연봉 순위가 17위라는 게시물에 댓글을 게재한 한 팬은 “다저스가 야구를 망쳤다”라고 했다. 또 다른 팬은 “메이저리그에 이중 잣대가 있다”라고 했다.
또 다른 팬은 “난 오타니에게 화를 내고 싶지는 않다. 그가 그렇게 하겠다는 건 얼마나 승리가 중요한지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팀들이 거부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를 허용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라고 했다.
물론 또 다른 팬은 “이게 뭐가 이중잣대인가. 선수가 이를 동의했다. CBA(메이저리그 노사협정)에도 명시돼 있다”라고 했다. 해석하기 나름인데, 당연히 다저스를 제외한 29개 구단과 29개 구단 팬들은 다저스를 곱게 볼 리 없다. 다저스가 절묘한 꼼수를 통해 평생 우승을 ’해먹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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