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삼성동, 신원철 기자] “목표가 많지 않아요. 진짜 이 골든글러브가 너무 받고 싶었어요.”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가 프로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박건우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291표 가운데 139표, 47.8%의 지지를 받아 외야수 부문 3위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LG 홍창기가 가장 많은 258표 88.7%를 득표한 가운데 삼성 구자욱이 185표 63.6%의 지지로 2위에 올랐다. 박건우는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101표 34.7%)를 38표 차로 눌렀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박건우의 입가에서 웃음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만큼 골든글러브 수상에 기뻐하고 있었다. 다른 많은 것들을 이뤄봤지만 지난 14년 동안 한 번도 박건우의 품에 오지 않았던 황금장갑이라 더욱 만족감이 크다. 그만큼 간절하게 골든글러브를 원했다.
2017년 아쉽게 수상을 놓쳤던 경험은 아직도 박건우의 마음에 남아있다. 그는 “그때는 진짜 수상할 줄 알았다. 그래서 왔는데 못 받아서 아쉬웠다. 그때 집에 가는데 케이크로 만든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주신 팬이 계셨다. 진짜 금색으로 케이크를 만드셨더라. 그분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얘기했다.
한을 풀었다고 해야 할까. 이제 박건우는 다른 목표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박건우는 “다른 목표는 사실 많지 않다. 진짜 이 골든글러브가 너무 받고 싶었다. (수상자들을 보면)정말 멋있어 보였다. 솔직히 야구가 끝나고 연봉협상을 마치고 나면 허무할 때가 많다. 이렇게 한 해를 보상받는구나 생각하며서도, 팬들 앞에 있다가 집에서 누워있다 보면 멍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그(팬들 앞에서의) 기분을 조금 더 오래 느끼고 싶어서 시즌 마지막에만 받을 수 있는 이 상을 한 번 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너무 행복한 하루다”라고 얘기했다.
대신 골든글러브를 또 받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 박건우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매년 골든글러브를 받지 않나. 이정후가 빠져서 내가 받을 수 있었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내년에는 그런 말보다 당연히 박건우가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상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 번 더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박건우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깨달은 시즌이기도 하다. 박건우가 시즌 중 프로의식 논란에 휘말린 적도 있고, 팀으로 보면 하위권으로 지목받은 채 시즌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결국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박건우는 “하위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에게 더 자극이 됐다. 그래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한 단계 더 올라가면 2위도 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우승을 할 수도 있다. 계속 한 단계씩 올라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팀으로, 더 높은 곳으로. 박건우의 성장을 한 마디로 정리한 문장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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