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단독 2위로…”감독님께 비빌 레벨 아냐”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2023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고 “내년에는 이승엽 감독님이 환호성을 들으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홈 경기였던 10월 16일 잠실 SSG 랜더스전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당시 이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마이크를 잡자 몇몇 팬들은 아쉬움을 담아 야유를 보냈다.
이 감독이 사령탑으로 데뷔한 올 시즌 두산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무리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로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양의지는 “(이 감독이) 저희에게 내색은 안 했지만, 많이 힘들어하신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직전 시즌 9위로 무너졌던 팀이 가을 야구라는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해 (감독으로서) 잘하셨고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가) 발판이 돼서 내년에는 한 단계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양의지는 이날로써 개인 통산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한 이 감독(10차례)과 1개 차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양의지는 “아직 감독님께 비빌 레벨은 아닌 것 같다.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열심히 해서 나중에 평가받을 일인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양의지는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최다 수상(8차례)과 포수 최고령 수상(만 36세 6개월 6일) 기록도 작성했다.
그런데도 양의지는 아쉬움부터 털어놨다.
NC 다이노스에서 두산으로 돌아온 첫해여서 부담감이 있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다.
양의지는 “올해 성적은 제가 여태까지 몇 년간 해왔던 것에 비하면 좀 많이 떨어진 성적인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오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애써 밝게 말했다.
포수 마스크에 대한 자부심은 여전했다.
‘자녀가 중학생이 됐을 때도 포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건 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웃은 양의지는 “포수로서 앉아서 은퇴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건강하게,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던 그는 “1군 데뷔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8번이나 수상했다”고 감격해하며 “부모님에게 가장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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