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국의 땅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
LG 트윈스는 지난달 23일 ‘잠실예수’ 케이시 켈리와 총액 150만 달러(계약금 40억원,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의 재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다소 시간이 흘렀으나, 일본 언론이 이 소식을 다시 한번 조명했다.
켈리는 지난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대르프트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라운드’라는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이 켈리는 분명 보스턴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긴 켈리는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2012년 6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하던 켈리는 2015시즌 다시 빅리그로 복귀했으나, 3경기(2선발)에서 2패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하는데 머무르는 등 결국 샌디에이고와 동행이 종료됐다.
이후 켈리는 2016년 애틀란타 브레이스브스와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마운드에 섰으나, 빅리그 통산 4시즌 동안 26경기(12선발)에서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켈리는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렸는데, 이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2019시즌부터 LG의 유니폼을 입게된 켈리는 KBO리그 데뷔 첫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80⅓이닝을 소화하며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을 손에 넣으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LG와 켈리는 당연히 동행을 이어갔고, 2020시즌 28경기에 나서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의 성적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보통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거나, 일본프로야구 무대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켈리는 달랐다. 켈리는 2021시즌에도 LG 유니폼을 입게 됐고,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지난해에는 27경기에 출전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켈리. 하지만 올 시즌 스타트는 썩 좋지 않았다. 켈리는 4월 한 달 동안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매우 부진했다. 5월부터 켈리는 조금씩 좋아지면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부활하는 듯했으나, 6월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73, 7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5.11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러나 에이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켈리는 8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1로 부활, 9월에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로 활약하며 LG가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특히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KS)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켈리와 재계약 의사를 드러냈다.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타적인’ 행동이 염경엽 감독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 그리고 켈리는 LG가 ‘왕좌’에 오르는데 선봉장에 선 후 일찍이 LG와 재계약을 맺으며 이제는 ‘최장수 외인’ 타이틀을 손에 넣게 됐다.
켈리가 LG와 재계약을 맺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일본 ‘풀카운트’가 2일 켈리와 LG의 6시즌 연속 동행을 주목했다. 매체는 “LG가 켈리와 재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10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며 “메이저리그 시절과는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켈리를 조명했다.
‘풀카운트’는 “켈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26경기에서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결과를 남기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166경기에서 44승 48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 한국으로 건너가 깜짝 14승 평균자책점 2.55의 활약을 펼쳤다”며 “켈리는 데뷔 시즌을 포함해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올해도 에이스로 30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며 29년 만에 LG의 세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고 짚었다.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는 큰 기대와 달리 성공하지 못했던 켈리는 KBO리그에서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풀카운트’는 “과거 좌절을 맛봤던 34세 투수가 이국의 땅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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