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에게 2년 연속 화끈한 선물을 안겼다. 이제 두산의 2024년 화두는 명확하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FA 양석환과 4+2년 78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2022-2023 FA 시장에 이어 2년 연속 최대어 타자와 계약하는 성과를 냈다. 두산은 1년 전 FA 시장에서 양의지와 4+2년 152억원 계약을 맺었다.
양의지는 외부 영입이었고, 이번엔 내부 FA 잔류다. 때문에 전력이 더 좋아진 건 아니다. 그러나 타 구단에 빼앗겼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양석환은 지난 3년간 28홈런, 20홈런, 21홈런을 쳤다. 최근 KBO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을 친 유일한 토종 1루수였다. 천하의 박병호(KT 위즈)도 올 시즌 18홈런이었다.
더구나 양석환이 리그에 귀한 우타 거포라는 점,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쓴다는 점에서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내년에 33세다. 적은 나이도 아니지만, 생산력이 뚝 떨어질 시기도 아니다. 두산이 과감히 최대 6년 배팅을 한 이유다.
두산은 여전히 FA 홍건희 잔류계약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 그러나 홍건희를 타 구단에 내준다고 해도 양석환을 잡았기 때문에 실패한 오프시즌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사실상 공은 현장, 이승엽 감독에게로 넘어간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못 간 팀을 올해 복귀시켰다. NC 다이노스와의 가을야구 데뷔전서 패배하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는 두 번째 시즌을 앞뒀다. 이승엽 감독은 와일드카드결정전 패퇴 직후 젊은선수들 육성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결국 두각을 드러내는 젊은 타자가 나와야 베테랑들과 건건한 경쟁관계가 형성된다.
그렇다고 베테랑 타자들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2016년 주축 멤버로 올라선 뒤 최악의 부진을 겪은 김재환이 대표적이다. 궁극적으로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외국인타자가 힘을 발휘해야 중심타선이 묵직해진다. 그러나 올 시즌 김재환의 부진으로 두산 중심타선의 시너지는 다소 부족했다.
김재환은 이천 마무리캠프에 참석했다. 베테랑들은 마무리캠프 본진까지는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김재환 케이스는 달랐다. 심지어 이승엽 감독이 직접 김재환의 타격을 지도했다. 두산 유튜브 채널에 훈련 영상도 게재돼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김재환이 “토할 것 같다”라고 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공을 직접 김재환에게 올려주면서, 제대로 맞은 타구만 훈련량으로 카운트하는 지독함(?)을 선보였다.
김재환과 양석환, 양의지가 잠실에서 동반 20홈런만 쳐도 2024시즌 두산의 항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년간 양가들을 붙잡았으니, 이젠 김재환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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