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적 열세에도 승점 챙긴 알나스르…ACL E조 1위로 16강행 확정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골잡이 중에서도 득점 욕심이 많다고 알려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킥이 아니다’라고 주심에게 ‘양심선언’을 하는 진기한 장면이 포착됐다.
호날두의 소속팀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는 28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5차전 페르세폴리스(이란)와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호날두에게 득점 기회가 왔다.
페널티박스 안에 자리 잡은 호날두는 혼전 끝에 자신의 앞으로 공이 흘러오자 발을 뻗었는데, 이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한 페르세폴리스의 소로시 라파에이에 막혀 넘어졌다.
언뜻 보면 호날두가 이미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뒤늦게 태클이 들어와 호날두가 중심을 잃은 듯이 보인다. 이에 주심은 주저하지 않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런데 벌떡 일어선 호날두는 주심을 향해 걸어가더니 검지 손가락을 세차게 흔들면서 ‘반칙이 아니다’라는 의사를 보였다.
항의하는 페르세폴리스 선수들을 뚫고 주심에게 다가간 호날두는 연신 손가락과 고개를 흔들며 뜻을 전달했다.
결국 주심이 비디오판독(VAR)에 나섰고, 결국 페널티킥이 아니라는 최종 판정이 나왔다.
A매치 통산 최다 득점 기록(128골)을 보유한 호날두는 소속팀, 국가대표팀 등을 모두 포함한 통산 골 수가 800골이 넘을 정도로 축구사에서도 대표적인 골잡이다.
페널티킥을 비롯한 각종 득점 기회를 양보하지 않고, 직접 마무리하는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날은 아예 반칙 자체가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페널티킥을 반납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가 “이전의 호날두에게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이 ‘양심선언’ 장면을 조명하기도 했다.
호날두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5골을 기록, 사우디 프로축구리그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경기 시작 17분 만에 알리 라자미가 퇴장당하는 악재에도 승점 1을 추가한 알나스르(4승 1무·승점 13)는 E조 1위와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조 2위 페르세폴리스(2승 2무 1패·승점 8)와 승점 차를 벌렸다.
10개 조로 나눠 경쟁하는 이번 ACL에서 각 조 1위는 16강에 선착하고 조 2위 팀 중에서 16강에 합류할 나머지 팀을 가린다.
유럽에서만 뛰다가 지난해 말 알나스르에 입단하며 아시아로 무대를 옮긴 호날두는 처음 출전한 ACL부터 16강행을 이뤘다.
알나스르(11승 1무 2패·승점 34)는 리그에서는 알힐랄(12승 2무·승점 38)에 밀려 2위에 자리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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