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NC와 얘기해봐야 한다.”
에릭 페디(30)는 27일 KBO리그 시상식이 열린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재계약도 고려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of course”라고 했다. 페디는 28일 출국하면, 더 이상 한국행 일정은 없다고 했다. 내달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불참한다. 에이전시가 NC와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페디는 올 시즌 중반부터 메이저리그 복귀설이 돌았다. 30경기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 WHIP 0.95, 피안타율 0.207, 퀄리티스타트 21회. 트리플크라운과 수비상, MVP까지. 트로피만 5개를 가져갔다.
페디의 NC 관련 발언은, 현실적으로 립서비스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페디는 차기행선지의 구체적 조건 중 하나로 가족을 꼽았다. 가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얘기다. 시상식에 동석한 아버지는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미국에서 뛰길 바라지 않을까.
마침 디 어슬레틱이 지난 25일과 27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FA 및 트레이드 타깃을 정리해 보도했다. 기사를 쓴 사람이 칼럼니스트 짐 보든이다. 보든은 워싱턴 내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가 페디를 FA 타깃으로 설정한 상태라고 했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통산 102경기서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워싱턴에서만 뛰었고, 특히 2021년과 2022년엔 5선발이었다. 당시만해도 성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오해 KBO에서 스위퍼를 장착하고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리그 수준 차가 있지만, 페디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괜찮은 수준의 계약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페디가 생각하는 메이저리그 복귀의 기준점이 있을 것이다. 페디에게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페디의 눈높이를 맞춰주지 못할 경우, 극적인 NC 재계약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을까. 일본구단들도 오퍼 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KBO리그는 외국인선수 3명 몸값 합계 400만달러를 넘을 수도 없다. 올해 100만달러를 받은 페디에게 무한정으로 몸값을 올려주기 어려운 구조다.
페디가 익숙한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냐, 배지환의 동료가 되느냐, 커리어 첫 아메리칸리그 진출이냐 등등. 페디의 거취는 2023-2024 KBO와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의 화두 중 하나다. 한 마디로 페디에겐 KBO가 좁다. 페디에게 수준이 안 맞는 리그라는 건 KBO리그 모든 구성원이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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