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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를 2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이끈 주역 중 하나인 마무리투수 고우석(25·LG)이 구단 허락 하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진출을 모색한다. 하지만 고우석의 구위가 최고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진단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LG 구단은 장고 끝에 고우석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도록 최근 공식 허락했다. 고우석의 포스팅은 구광모 LG 구단주의 결재를 받은 사안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뜻깊은 우승을 이뤘기 때문에 좋은 조건이 있다면 도전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고우석은 2024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조건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1년을 더 뛴 뒤 자유 신분으로 미국행을 도모할 수 있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은 자신의 가치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고우석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알렸다. 최소 한 개 구단 이상 고우석에 관심이 표명했다는 뜻이다. 25일(현지시간)에는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몸담았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고우석 영입을 고려하는 구단이라는 미국 현지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고우석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린다. 스포츠인포솔루션스에 따르면 고우석의 포심 패스트볼(빠른공) 최고 구속은 98마일(약 158km)이다. 평균 구속은 94~96마일(151.3~154.5km)대를 형성하는데 메이저리그 구원투수 기준으로는 평범한 수준이다. 100마일(161km)을 쉽게 볼 수 있는 빅리그 무대에서 고우석이 구속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기는 버겁다.
다만 아직 젊은 나이와 고속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 오랜 프로야구 경험에서 나오는 위기관리 능력 등은 인정받을 만하다. 또 고우석은 통산 30.2%의 탈삼진율을 보였고 볼넷 비율은 10%에 불과하며 무엇보다 땅볼 유도율이 60%에 달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를 종합하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도 마무리 보직은 어려울 수 있으나 고우석이 구원투수로는 얼마든지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판단한다.
과거 오승환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반드시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구원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자리 잡을 길은 존재한다. ‘선배’ 오승환은 ‘후배’ 고우석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관건은 몸값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입장에서 연봉이 300만-400만 달러를 넘지 않는 선이라면 가능성을 가지고 써볼 만한 불펜투수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다. 고우석은 2017년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해 7년간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368.1이닝 동안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401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호조건 속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예정인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매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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