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 19일부터 본격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개장된 KBO리그. 두산 베어스가 ‘집토끼’ 양석환과 홍건희의 잔류를 위해 움직임을 가져갈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이 팀을 이끌던 시절 두산은 매년 전력이 유출되는 고초를 겪어왔다. 김재환을 비롯해 허경민, 정수빈 등 ‘간판타자’들의 잔류는 이끌어냈지만, 모든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었다. 이는 비단 FA 시장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상황을 겪어왔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는 전력 유출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작년에는 전력이 플러스가 됐다. 첫 번째 FA 자격을 통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던 ‘곰탈여우’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안방마님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2차드래프트에서는 이형범과 송승환을 내줬지만, LG 트윈스 소속이던 김기연을 데려오며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섰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데 이어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등 변화를 가져갔다. 그 결과 올해 정규시즌 74승 2무 68패 승률 0.521로 5위에 랭크됐고, 짧았지만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르는 등 다시 가을무대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지난 스토브리그의 숙제는 전력 보강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겨울에는 최소 전력 유지가 필수적이다.
올해 두산에서는 양석환과 홍건희가 FA 시장에 나왔다.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던 양석환은 2020시즌이 끝난 뒤 두산으로 트레이드가 됐는데, 소속팀을 옮긴 뒤 기량이 만개했다. 이적 첫 시즌 양석환은 28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타율 0.273 OPS 0.827의 성적을 남겼고, 2022시즌에는 타율 0.244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0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FA를 앞둔 올 시즌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양석환은 140경기에 출전해 147안타 89타점 73득점 타율 0.281 OPS 0.787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도 21개의 홈런을 터뜨리면서 3년 연속 20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홈런 이상을 칠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양석환의 분명한 장점이다. 올해 김재환의 부진으로 ‘거포 갈증’에 시달린 두산 입장에서는 양석환의 잔류가 필수적이다.
홍건희도 양석환과 마찬가지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뒤 기량이 만개한 케이스. 특히 2021시즌 홍건희는 65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본격 뒷문을 담당하기 시작한 작년에는 2승 9패 9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3.48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시즌 막판 불안 모습을 수차례 내비쳤으나, 1승 5패 5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으로 시즌을 마쳤다. 두산 입장에서 홍건희는 양석환과 마찬가지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두산은 FA 시장이 개장한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집토끼’ 단속을 위해 바쁘게 움직일 전망이다. ‘샐러리캡’을 고려했을 때 외부 FA 영입은 어렵더라도, 양석환과 홍건희는 모두 잡겠다는 생각. 김태룡 단장은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FA에 대한 질문에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에이전트 측과 인사만 나눴다. 금액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2차 드래프트가 종료됐고 이제는 움직임을 가져갈 시기.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김태룡 단장은 “내부 FA 선수들은 모두 잡아야 한다. 우리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금액 차이만 크지 않다면, 양석환과 홍건희 모두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이 홍건희를 비롯해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양석환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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