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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상처’ 받았을 ‘원클럽맨’ 김강민…일단 SSG와 만났다, 은퇴 선언? 보란 듯이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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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SSG-두산. 김강민./마이데일리2023년 6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 LG-SSG 김강민./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SK 와이번스와 SSG 랜더스에서 무려 23년간 몸담았던 김강민이 선택을 내릴 시간이 임박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샐러리캡’ 제도로 인해 팀 전체 연봉 규모와 관련해 각 구단들의 고심이 깊어진 가운데 ‘베테랑’ 선수들이 2차 드래프트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 이로 인해 굵직한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SSG에서 타구단으로 소속을 옮기게 된 선수들이었다.

SSG는 2021시즌에 앞서 ‘외부 FA’를 통해 영입한 최주환을 비롯, 한때 마운드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투수를 내놓았다. 게다가 SK-SSG에서만 무려 23년간 몸담았던 ‘간판타자’라고 볼 수 있는 김강민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투수의 경우 다른 9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최주환과 김강민은 각각 1라운드 전체 1순위와 4라운드 22순번으로 키움 히어즈,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게 됐다.

최주환이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에서 제외가 됐다는 점도 쇼킹할 일이었지만, 팀을 상징하는 김강민이 풀려나면서 팀을 옮기게 된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2차 드래프트가 종료된 후 김성용 SSG 단장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최주환과 즉시전력감 투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수는 없었다”며 “은퇴를 고민하던 선수를 지명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김성용 단장과 이숭용 감독./마이데일리2022년 11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SSG의 경기. 김강민./마이데일리

김강민은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선수. SSG는 보호선수 명단에 묶을 정도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한화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한화는 김강민이 여전히 대타, 대수비 등으로 팀이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어린 유망주들이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를 희망했다. 특히 4라운드에서 지명이 이뤄진 만큼 ‘양도금’이 단 ‘1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한화는 SSG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김강민은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선수’로서의 가치는 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웬만한 선수들에 비해 ‘수비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김강민의 이름 앞에 ‘짐승’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그리고 올해는 70경기에서 타율 0.226 OPS 0.627에 그쳤지만, 2022시즌에는 84경기에서 타율 0.303 OPS 0.824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었다. 젊은 선수들이 비해 기량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나이지만, 마지막 1년 정도는 긁어볼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분명했다.

SSG의 방심으로 인해 김강민을 잃게 되자 팬심은 들끓었고,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도 분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SSG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김광현은 SNS를 통해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며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리고 한유섬은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처들어갈게요”라는 스토리를 올렸다.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마이데일리2023년 9월 22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SSG 김강민이 7회말 2사 1.2루서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김강민은 현역 연장과 은퇴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SSG 또한 내년 김강민의 은퇴 경기는 물론 은퇴식까지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G는 타 구단들에게 김강민이 은퇴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반면 한화의 경우 정우람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하면서 혹시 모를 이적을 사전에 막았다. 결국 은퇴식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SSG는 ‘원클럽맨’ 김강민에게 아무런 ‘배려’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팬들과 SSG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들의 상실감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가장 큰 상처를 받은 것은 김강민이다. 23년 동안 한 구단에만 몸담으며 ‘SK 왕조’를 이끌었는데, SSG에게 받은 것이라곤 보호선수 명단 제외를 통한 예상치 못한 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김강민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10개 구단은 오는 25일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하는데, 김강민이 현역 연장을 희망, 한화가 그의 이름을 넣고 명단을 낸다면 이제는 한화 선수가 되는 까닭이다. 결국 SSG의 방심은 김강민이 현역 연장과 은퇴를 두고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를 단 3일 만에 결정을 내리게 만든 셈이 됐다.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단 김강민과 SSG는 23일 만남을 가졌다. 한화행이 확정되기 전에 ’은퇴’를 결정할지, SSG의 결정에 보란 듯이 이적해 현역 생활을 연장하게 될지는 지켜볼 일.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사령탑을 내치고, 외부 FA를 통해 영입한 최주환도 보호명단에서 제외하며 이적하게 만드는 등 알 수 없는 일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SSG의 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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