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차 드래프트 4라운드서 SSG 김강민 지명
은퇴 선언 아니라면 한화로 이적해 현역 연장 가능
4년 만에 부활한 KBO 2차 드래프트 최대 화두는 역시나 SSG 레전드 김강민(41)의 한화 지명이다.
KBO는 22일 비공개로 2차 드래프트를 개최했고 한화 이글스는 4라운드 지명권을 김강민에게 행사했다.
2차 드래프트란 한국형 ‘룰5 드래프트’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옮겨 기회를 받게 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제도다. 2012년 시작돼 2년마다 개최됐으며 2020년을 끝으로 폐지되었다가 4년 만에 부활했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리는 해, 각 구단은 정규 시즌 종료일을 기준으로 외국인 선수와 3년 차 이하 선수, FA 신청 선수를 제외하고 35명의 보호명단을 꾸린다.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는 선수가 2차 드래프트 때 타 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으면 보상금과 함께 이적이 성사된다. 즉, 김강민은 SSG의 35명 보호명단에 들지 못했던 것.
팬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강민은 2001년 SSG의 전신인 SK에 입단해 20년 넘게 인천에 머물고 있는 원 클럽맨이기 때문이다.
업적도 대단하다. 짐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KBO 역대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 능력을 갖췄고, 중요한 순간 터뜨리는 한 방으로 와이번스와 랜더스의 전설이 되기에 충분한 선수였다.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서 한화에 지명되자 SSG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실 SSG 입장에서도 김강민을 보호명단으로 묶는 것이 매우 어려운 선택일 수밖에 없었는데 은퇴를 앞둔 40대 선수를 설마 지명할까란 판단이 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김강민을 보호명단에서 빼더라도 비고란을 통해 ‘은퇴 예정’ 등의 설명을 넣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게 아니라면 한화 정우람처럼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플레잉 코치를 발표하는 방법도 있었다. 실제로 구단 측은 올 시즌 김강민과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얘기를 나눴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후 그 어떤 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40대 팀의 레전드를 지명한 한화가 상도의를 어겼다라는 비판도 공존한다. 하지만 보호명단에서 풀려있는 선수를 데려왔을 뿐 한화의 지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없다. 특히 한화는 외야는 물론 팀의 전력이 매우 얇기 때문에 김강민의 가세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사자인 김강민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물론 SSG의 주축 선수들인 김광현과 한유섬 등도 SNS를 통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김강민은 선택을 해야 한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다면 정 들었던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 반면 원클럽맨으로 남는 것을 고를 경우 그대로 은퇴를 선언하면 된다.
그러나 이대로 은퇴한다 하더라도 자의적인 퇴장이 아닌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현역 유니폼을 벗는 성격이 짙어진다. SSG 구단은 레전드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열어줄 것이 분명하지만 이번 ‘2차 드래프트 지명 사태’를 통해 앙금이 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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