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대대적인 리빌딩은 물론 내년 시즌 성적도 강조
베테랑 최대한 예우, 2군과 소통하며 유망주 발굴 주력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같이 잡아달라고 했다.”
이숭용 신임 감독이 당장의 성적과 미래를 위한 유망주 육성의 기치를 내걸고 SSG 랜더스 리모델링에 나선다.
이숭용 감독은 21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홀리데이인 송도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SSG 랜더스의 제9대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다.
이날 이 감독은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꺼내들었다. 다름 아닌 야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정용진 구단주와의 만남을 얘기한 것.
이숭용 감독은 “어제 뵙고 왔다. 주위에서 말하길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뵙게 되니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관심도 많으셨다”라며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같이 잡아달라고 하시더라. 그 역할을 하라고 뽑으신 것 같다. 내가 지금껏 경험한 코치와 해설위원, 프런트 등 모든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SK의 역사를 이어받은 SSG는 이듬해인 2022년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 중반까지 LG와 선두 다툼을 벌였던 SSG는 후반기에 들어서며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고 간신히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했으나 NC와의 준플레이오프서 3전 전패로 물러나 사실상 실패한 시즌으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재계약했던 김원형 감독이 사실상 경질 수순을 밟았고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나선 구단은 이숭용 감독에게 중책을 맡겼다.
SSG는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단이다. 실제로 추신수와 김강민은 40대에 접어들어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고, 투, 타 대표 선수인 김광현과 최정도 30대 중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문제는 이들을 넘어설 새 얼굴이 수년째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젊은 피인 박성한과 최재훈이 센터 라인을 책임지고 있으나 수비형 야수들이기 때문에 팀의 얼굴마담이 되기 부족한 면이 있다. 또한 마운드에서는 김광현 후계자로 불릴 만한 유망주를 아예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은 베테랑들의 에이징 커브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팀 미래를 맡길 자원 발굴이 시급하다.
이숭용 감독은 퓨처스팀(2군)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원석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열심히 땀을 흘리고 절박함을 아는 선수, 여기에 기량이 올라오면 손시헌 감독의 추천을 받아 1군서 적극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베테랑들도 최대한 예우할 방침이다. 아무래도 당장의 성적을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당장의 성적’과 ‘유망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이숭용 감독의 행보에 야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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