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리시브를 잘 못 받으면 득점을 내도 뒤에 좀 (아쉬움이) 남죠”
리그 초반 연패와 더불어 골을 앓았지만, 2라운드 들어 상승세를 타고있다. 연달아 휘파람을 세 번이나 분 한국전력의 중심에는 타이스와 함께 임성진이 있었다.
2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2, 25-21, 25-21)로 꺾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전력은 누적 12점을 쌓아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현재 4위 OK금융그룹이 한 경기를 덜 치른 15점이다.
이 날 임성진은 시즌 최고 득점을 터뜨리며 외인 선수급 활약을 펼쳤다. 22득점에 공격성공률 70%, 공격효율 60%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타이스가 경기 중후반부터 올라온 서브를 내세우며 감각을 천천히 깨우는 동안, 세트 초반은 온전히 임성진의 몫이었다.
임성진의 득점은 1라운드 내내 9점에 머무르다 2라운드부터 궤도에 올랐다. 우리카드전 9득점으로 시작해 OK금융그룹전 13득점, 대한항공전 15득점, 이 날 현대캐피탈전에서 22득점으로 시즌 최고 득점 기록을 냈다.
3연승으로 마친 경기를 돌아본 임성진은 ‘팀원들과의 믿음’을 승리 포인트로 잡았다. 이어 그는 “현대캐피탈이 블로킹과 수비가 좋은 팀인데, 그래서 저도 계속 더 악착같이 달라붙어 공격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4연패로 팀의 사기가 꺾일법도 하지만 사령탑 권영민 감독은 분위기를 중시했다. 임성진은 “감독님이 연패해도 팀 사기가 쳐지면 안된다 하셨다. 그때는 이기려고 애썼고, 지금은 (이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날 임성진은 창과 방패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목적타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리시브 36개 시도에 15개 성공, 세트당 41.67%을 받아내며 공격에도 최대한 집중했다.
만족은 없다. “오늘도 (리시브가) 많이 흔들린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게 더 노력을 하겠다”고 덤덤하게 답한 그는 “사실 리시브를 못 받으면 공격으로 무조건 득점을 내자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좀 그렇다. ‘리시브를 잘 받으면 다른 선수들도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을텐데’ 싶어서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이 날 승부처 곳곳에서 준수한 수비를 보여준 아시아쿼터 리베로 료헤이(일본)도 임성진과 나란히 자리했다.
료헤이는 올 시즌 리시브 세트당 52.66, 디그 세트당 2.92로 모두 2위를 기록하며 한국전력의 수비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이 날은 결정적인 상황에 임성진에게 대부분의 공이 몰리며 리시브 점유율(26.32%, 20개 시도 8개 성공)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공을 곧잘 받아내 팀의 기세를 살려냈다.
료헤이는 “개인 기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팀이 어떻게 잘 돌아갈지에만 초점을 맞춘다. 중요한 것은 우승”이라며 “리시브, 블로킹은 운동하며 팀원들과 많이 대화하고 맞추는 편이다. 물론 디펜스가 쉬운 일은 아니고 리시브 범위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경기하며 맞추겠다”고 말했다. 가장 열정적으로 배우려고 드는 선수는 같은 리베로인 장지원이라고.
그런 그의 한국 생활도 어느덧 약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생활에 대해서 소소한 질문을 받자 그는 “사실 한국과 일본의 음식이 생각과 좀 다른데, 고향의 맛이 그립다”며 “매운걸 좋아하는데 먹으면 배가 좀 아프다. 불닭볶음면은 딱 한 입 먹어봤는데 평생 안 먹을 것 같다(웃음)”고 토로(?)하기도 했다.
3연승 쾌재를 부른 한국전력은 오는 24일, 리그 최하위인 KB손해보험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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