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쓰러지는 순간 6만여 관중이 동시에 개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5-0 대승,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순항의 돛을 올렸다.
C조 최약체로 꼽힌 싱가포르(피파랭킹 155위)의 촘촘한 수비에 막혀 전반 44분에야 첫 골(조규성)이 터졌지만, 후반 들어서는 황희찬-손흥민-황의조-이강인이 골을 넣으며 5-0 대승했다. 축구팬들 기대대로 ‘골 파티’가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여 관중의 함성과 환호로 뒤덮였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도 있었다.
한국이 4-0 앞선 후반 36분, 싱가포르 샤흐 샤히란의 깊은 태클에 손흥민이 쓰러지자 6만여 관중 모두 가슴 철렁했다. 그라운드에 뒹굴며 통증을 호소한 손흥민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했고, 동료 선수들도 분노했다. EPL 토트넘 팬들과 영국 언론들도 손흥민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6만여 관중들은 싱가포르 선수 태클에 개탄하며 쓰러져있는 손흥민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다. 다행히 손흥민은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고, 잠시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다시 들어온 손흥민은 교체 없이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손흥민의 상태는 괜찮았다.
손흥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라운드에)오래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당시에는)다리에 살짝 감각이 없었다. 지금은 괜찮다“며 ”모든 선수가 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나 하나 아프다고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말 못 뛰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뛸 수 있다면 언제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러지기 전 손흥민은 환상적인 골(A매치 39호)도 선보였다. 2-0 앞선 후반 18분, 손흥민은 아크서클 부근에서 달려드는 수비를 피해 왼발로 감아 차 골문 왼쪽을 뚫었다. “차는 순간 골이라고 직감했다”고 말할 정도로 손흥민이 자신 있게 만든 득점이다.
캡틴다운 활약과 자세를 보여준 손흥민은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도 남겼다.
손흥민은 “정말 많은 팬들이 오셨다. 사실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몰랐다. 날씨도 춥고 비도 많이 오고, 내일 또 출근도 하셔야 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텐데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 분들이 보는 이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수험생분들 정말 너무 많이 고생하셨다. 결과를 다 떠나서 앞으로의 꿈들을 잘 열심히 쫓아가셨으면 좋겠다. 기자회견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겁먹지 않길 바란다. 지금은 부딪혀 보면서 실수도 하면서 배우는 단계다. 그러면서 사회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좀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36개국이 4개팀씩 9개 조로 나눠 경쟁하는 2차 예선은 내년 6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조 1, 2위가 3차 예선에 진출한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1일 중국과 2차 예선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원정)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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