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김민혁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다면 어땠을까.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은 시즌 막판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 9월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 시즌 113경기에 나서 타율 0.297 118안타 3홈런 41타점 68득점으로 의미 있는 시즌을 보낸 김민혁이었기에 부상이 아쉬웠다. 만약 부상 없이 질주했다면 2019시즌 세운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131안타를 깼을지도 모른다.
한 달 정도 푹 쉬었기에, 문제없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들고 앤서니 알포드-배정대와 함께 주전 외야진을 지킬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00%가 되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빼는 것을 고려할 정도였다. 타석에 서는 건 괜찮지만, 주루와 수비가 되지 않았다.
김민혁도 “다치고 나서 가을야구에는 정상적인 몸으로 회복될 줄 알고 준비했다. 그런데 이후 검진에서 상황이 안 좋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강백호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민혁까지 빠지면 KT 타선은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김민혁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왔다.
김민혁은 공포의 대타로 활약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나서 활약했다. 1차전서는 안타, 2 ㅏ차전 볼넷에 이어 3차전서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4차전 볼넷에 마지막 5차전서 0-2로 뒤진 5회말 오윤석을 대신해 대타로 나서 동점 2타점 2루타를 치며 팀의 역전승에 힘을 더했다. 5차전 데일리 MVP의 주인공.
김민혁은 1차전에도 대타로 나와 안타를 뽑아냈다. 2차전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1승 1패로 팽팽하던 3차전. 김민혁은 0-3으로 뒤진 5회말 1사 2, 3루 상황에서 문상철을 대신해 대타로 나섰다. LG도 투수를 바꿨다. 정우영 대신 함덕주를 올렸다. 김민혁은 함덕주의 137km 직구 4구를 그대로 노려 치며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박병호가 홈에 만들었다. 원래 같았으면 김민혁을 빼고, 대주자를 넣었을 테지만 대타로 나와도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는 김민혁이기에 이강철 감독은 그냥 빼지 않았다. 김민혁은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앤서니 알포드의 동점 1타점 2루타 때 2루를 돌아 3루까지 갔다. 이후 이호연의 3루 땅볼 때 투혼의 슬라이딩을 했지만 태그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파도 잘 쳤다.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유영찬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낸 김민혁은 이제서야 대주자 이상호와 교체됐다.
이날 KT 타선은 김민혁을 포함해 배정대, 황재균, 박병호, 알포드 등 총 5명이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김민혁은 대타로 나섰음에도 선발로 나선 타자들과 같은 안타 개수를 만들었다.
KT는 이날 7-8로 패했다. 만약 김민혁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었다면 어땠을까.
KT 팬들은 물론 이강철 감독은 아쉬움이 클 것이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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