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캡틴 오지환이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
LG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가져가게 됐다. 한국시리즈 1승 1패인 상황에서 3차전이 열린 적은 총 17차례 있었으며 그 중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15번 차지했다. LG가 88%의 확률을 가져갔다.
이날 경기는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경기였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LG였다.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3회초 2사 2 ,3루에서 오스틴이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147km 높게 들어오는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폴대를 맞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다.
그러자 KT가 바로 반격에 나섰다. 3회말 배정대 볼넷, 김상수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격했다.
그리고 5회 경기를 뒤집었다. LG가 3-1로 앞선 5회말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은 뒤 박병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1사 1루에서 장성우가 초구를 때린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다. 병살타성 타구였다.
그런데 유격수 오지환이 대시하다가 알까기 실책을 저질렀다. 1루 주자 박병호는 3루까지 내달렸고, 여기서 좌익수의 송구 실책까지 나오면서 타자주자 장성우가 2루까지 진루하는데 성공했다. 1사 2, 3루에서 LG는 정우영을 내리고 함덕주를 올렸다. 그러자 KT는 문상철 타석에서 좌타자 김민혁을 대타로 내보냈다. 그리고 김민혁이 우중간 적시타를 쳐 한 점차로 압박했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알포드가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때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LG는 다시 마운드 교체. 백승현을 올렸다. KT는 오윤석 타석에서 이호연을 내보냈고, 이호연의 3루 땅볼 때 3루수 문보경이 홈으로 던져 3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1, 2루에서 조용호가 중전 안타를 쳐 4-3 역전을 만들어냈다. 오지환의 실책 하나가 뼈아픈 역전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LG는 6회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오지환도 어느 정도 마음고생을 털 수 있는 홈런이었다.
하지만 LG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말 박병호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헌납한 것이다.
여기서 해결사는 오지환이었다. 캡틴은 캡틴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함과 동시에 팀을 승리를 이끌었다. 9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KT 마무리 김재윤의 2구째 시속 143㎞ 속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8일 2차전 솔로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손맛을 봤다.
그리고 9회 이정용이 올라와 경기를 매조졌다. 오지환이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만난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들어갔을 때 팀원들이랑 이야기한 게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박병호 형이 2점 홈런 쳤을 때 분위기가 다운됐지만 ‘1번부터 시작하니 찬스 한 번 만들어보자. 끝나기 전까지 모르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홍창기 안타부터 간절함이 느껴졌다. 오스틴이 파울치고 버텨내다 어떻게든 출루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다음 타석에 연결해 줄 수 있게 간절하게 임했는데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당시 팀 분위기를 전했다.
홈런을 친 비결은 확신이었다. 오지환은 “김재윤의 초구 변화구가 빠졌다. 1볼이 되는 순간 확신을 가졌다. 무조건 직구를 자신 있게 돌려야겠다. 거짓말처럼 맞아 떨어졌다”면서 ”단순하게 (장)성우 형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김재윤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마무리다. 성우 형이 김재윤에게 ’네 스타일대로 던져라 직구 던져라’고 했을 것 같았다.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거짓말처럼 직구가 날아왔다”고 홈런을 친 배경을 설명했다.
실책을 한 터라 마음고생이 심했을 오지환이다. 그는 ”날씨가 너무 추웠다. 수원구장 그라운드가 딱딱한 편이다. 타자가 장성우 형이라 천천히 하겠다고 생각하고 바운스 보고 들어가다 스톱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멈추지 못했다. 큰 위기를 맞이해 마음의 짐이 있었다”며 “역전을 당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던 이유는 4이닝 정도 남아있고, 점수 차가 1점 차였다. 한 번의 찬스만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원이 역전해 줘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집중하면서 임할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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