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NC 다이노스 사람들은 구창모가 생각나지 않을까.
NC는 2~3일 창원에서 KT 위즈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제 플레이오프는 5일 최종 5차전만 남겨뒀다. 지난달 30일 1차전을 책임진 에이스 에릭 페디가 나설 상황. 그러나 의외로 페디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강인권 감독의 코멘트가 나왔다.
NC는 이번 포스트시즌 9경기 중 에이스를 1경기만 쓰게 됐다. 물론 5일 5차전이 열릴 수원에 적지 않은 비가 내일 전망이다. 5차전이 6일로 연기될 경우 페디가 극적으로 등판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페디를 못 쓸 가능성도 있다.
NC는 올 시즌 내내 페디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페디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테일러 와이드너는 심한 기복으로 믿음을 사지 못했다. 후반기에 영입한 태너 털리는 스피드의 한계를 드러내며 압도적인 투구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국내 선발진은 구창모가 사실상 개막 후 2개월만 버텼다. 이재학과 최성영은 타구에 부상하는 불운으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송명기와 이용준은 심한 기복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서 깜짝 활약하는 신민혁이 정규시즌에도 괜찮았다.
구창모가 확실한 3선발을 하고 위에 거론한 토종 투수들이 선발과 중간에서 붙박이로 버티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야 했다. 결국 에이스 페디마저 시즌 막판 팔뚝 타박상을 입고 포스트시즌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니, 후반기에 복귀를 시도하다 전완부를 다시 다친 구창모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
건강한 구창모만 있었어도 선발진 운영, 무게감이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구창모가 있었으면 정규시즌 순위도 더 높았을 것이다. ‘1일 1 페디’ 사태가 일어나니, 포스트시즌서 페디-구창모 원투펀치를 가동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재진출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온다. MLB.com이 이정후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올 KBO 스타로 꼽았다. 내년 외국인투수 구성은 현 시점에서 점치긴 어렵다. 확실한 건 외국인투수급 국내 선발이 있는 팀은 포스트시즌서 유리했다는 점이다. 외국인투수가 한 명 더 있는 효과를 누렸기 때문이다. NC가 내년에 그렇게 되려면 외국인투수들을 잘 뽑고 구창모가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4~5선발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신민혁의 성장이 그래서 반갑다. 그리고 송명기, 이재학, 최성영, 이용준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할 이준호, 정구범, 2024년 신인 김휘건 등 유망주들의 성장 유도까지. NC 마운드의 2024년 과제는 이미 나왔다. 무조건 선발진 업그레이드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맛본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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