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괴물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가 9이닝 완투를 선보이며 시리즈를 끝까지 끌고 갔다. 138개를 던지며 경기를 끝내는 책임감까지 더했다.
야마모토는 4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JS) 6차전 한신 타이거즈와 홈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구 14탈삼진 1실점의 완투승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무려 138개였다. 최고 구속은 158km를 기록했다.
그의 14탈삼진은 일본시리즈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7년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다르빗슈 유의 13개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다.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96탈삼진의 MVP급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NPB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의 대기록 달성했다. 이어 지난 10월 30일 발표된 일본 최고 투수에게 수여되는 상인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위업까지 세웠다.
정규시즌은 그야말로 괴물 모드였다. 하지만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지난 10월 28일 열린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한신 타선에 난타를 당하며 5⅔이닝 10피안타 7탈삼진 1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는 앞서 10월 18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1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7이닝동안 10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5실점으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시리즈 두 번째 등판이다. 경기 초반부터 일격을 당했다.
1회는 깔끔했다. 치카모토 코치를 좌익수 뜬공, 나카노 타쿠무를 중견수 뜬공, 모리시타 쇼타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다음 이닝에서 실점했다. 2회초 1사에서 쉘든 노이지에게 초구 156km 직구를 통타 당했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토 테루아키에게 2루타, 이토하라 겐타에게 안타, 사카모토 세이시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치카모토 코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불을 껐다.
야마모토는 안정감을 찾았다. 3회초 선두타자 나카노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지웠다.
4회에는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사카모토를 삼진으로 잡은 뒤 치카모토 코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한신은 펜스에 타구가 닿은 뒤 포구됐다는 주장으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결과 정정되지 않았다.
야마모토가 확실히 살아났다. 5회부터 6회까지 2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야마모토는 2사 후 치카모토와 나카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그러나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3번 모리시타를 2루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이미 109개를 던졌음에도 야마모토는 8회에도 등판했다. 오야마 유스케 삼진, 쉘든 노이지 유격수 땅볼, 사토를 삼진 처리했다.
기어이 완투를 완성했다. 9회 야마모토가 마운드에 오르자 오릭스 팬들은 환호했다. 1사 후 키나미 세이야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대타 와타나베를 삼진 처리하고 차카모토를 2루수 땅볼로 막아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
나카지마 사토시 오릭스 감독은 ”야마모토는 지난번(1차전)에 부진했지만 두 번 연속 당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믿었다. 이번 경기에서 야마모토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며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야마모토도 활짝 웃었다. 그는 ” 모두가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선취점을 주긴 했지만 컨디션이 좋아서 침착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서는 “와카츠키 켄야(포수) 덕분이다. 삼진을 많이 잡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1이닝씩 집중해서 (탈삼진을) 신경쓰지 않고 던졌다”고 밝혔다.
야마모토는 “내일 꼭 이겨서 나카지마 감독님을 일본 최고의 감독님으로 만들고 싶다”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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